뉴욕 한인은행 ESB 재정 악화로 문닫아|출자 자끼리 경영권다툼…돈 꺼내 가기 바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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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뉴욕=박준형 특파원】뉴욕의2대 교포은행 가운데 하나인 엠파이어 스테이트뱅크(ESB)가 29일 문을 닫았다.
질 콘시딘 뉴욕은행 감독원장은 이날 ESB의 재정상태가 악화, 예금주 등을 보호하기 위 해이 은행을 폐점하고 이 은행의 모든 경영과 재산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위탁, 정리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뉴욕은행감독원은 이 은행을 폐쇄시킨 이유로 ▲그 동안 비정상적·불법적 운영 ▲미 은행감독원의 수차에 걸친 시정명령무시 ▲재정상태악화 등을 들었다.
뉴욕에선 첫 교포은행으로 86년 7월 설립된 이 은행은 출발초기부터 경영권 다툼으로 경영이 부실해져 2년 전부터 주 은행 국의 경영 감 리를 받아 왔다.
뉴욕 주 은행 국은 지난해 말 이 은행의 누적적자 1백50만 달러의 증자를 요청했으나 은행측은 은행자체 대출금으로 제3자가 증자토록 하는 변칙증자를 했다가 지난2월 주 은행 국 감사에 적발되어 시정통고를 받고 7월 중순 이 액수에 대한 증자를 완료했으나 그 동안 또 5백3만 달러의 결손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ESB는 설립초기 예금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일부 출자 자 들이 자기출자액보다 더 많은 돈을 대출해 가기 시작, 경영진끼리 분규가 시작되었으며 그후 결손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의 교포들은 ESB의 파산으로 한국교포들의 미 금융계의 진출이 위축되고 경영의 건전한 또 다른 교포은행인 브로드웨이 내셔널뱅크에 대해 교포들과 외국인예금주들의 불신이 높아질까 우려하고 있다.
ESB는 교포 피상용·김준경·민경환씨 등 20여명이 모여 주식회사 형태의 개인출자로 설립했으나 주주간에 대출을 둘러싼 이권 다툼과 주주들의 지나친 자기대출로 창립초기부터 물의를 빚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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