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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킹 시긴호, 추돌 흔적 말끔히 도색하고 운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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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탑승한 유람선과 추돌한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가 다뉴브강변에 정박해 있는 모습(왼쪽)과 9일 KBS가 보도한 슬로바키아의 한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바이킹 시긴호의 모습. [AP=연합뉴스, KBS]

지난달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탑승한 유람선과 추돌한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가 다뉴브강변에 정박해 있는 모습(왼쪽)과 9일 KBS가 보도한 슬로바키아의 한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바이킹 시긴호의 모습. [AP=연합뉴스, KBS]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탄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해 인명 사고를 낸 크루즈 바이킹 시긴호가 도색까지 새로 하는 등 추돌 흔적을 깨끗이 지우고 계속 운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9일 MBC·KBS 등에 따르면 사고 이후에도 헝가리 수사 당국에 압류되지 않고 운항 중이던 바이킹 시긴호는 오스트리아와 슬로바키아 등에 정박하면서 부다페스트로 돌아오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의 한 선착장에 정박해 있는 바이킹 시긴호를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를 떠날 때만 해도 선명했던 선박 앞 부분의 충돌 흔적은 깨끗하게 도색 돼 있다. 사고 당시 선두 우측에 허블레아니호를 들이받으면서 생긴 선명한 충돌 흔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도색까지 새로 해서 말끔히 사라진 것이다.

사고 이후 풀려나 현재 운항 중인 바이킹 시긴호가 예정대로 부다페스트로 돌아온다면 허블레아니호를 인양하는 10일과 겹칠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전했다.

헝가리 경찰은 사고 다음날인 31일 사고 크루즈선을 석방했고 이후 선박에 대한 조사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헝가리 검찰은 유리 C(64) 선장이 사고 후 휴대전화 데이터를 모두 삭제했다고 밝혀 증거인멸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찰이 통신 장비를 확보했다고 공개함에 따라 사고 당시 선장의 대응과 교신 내용 등이 밝혀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헝가리 매체에 따르면 유리 C 선장은 경찰의 계속된 조사에도 사고 당시 정황에 대해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 유리 C 선장은 변호인도 모두 교체하며 영장 항고심에 대비하고 있고 헝가리 검찰은 법원이 조건부 보석을 허용하자 이를 취소해달라며 항고한 상태다.

한국 정부는 헝가리 당국에 허블레아니호를 침몰시킨 유리 C 선장의 뺑소니 혐의와 사고 직후 크루즈 선원들의 구조 미흡 여부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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