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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ㆍ태양광 이어 LNG…에너지논쟁 3R, 야권 “비싸고 공급도 불안”

중앙일보

입력

월성 원자력발전소 [뉴스1]

월성 원자력발전소 [뉴스1]

정치권에서 에너지 논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30~35%로 끌어올리는 것 골자로 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을 지난 4일 확정하면서다. 이번 에너지논쟁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라운드 격이다.

에너지 논쟁 1라운드는 2017년 현 정부 집권 직후에 제기된 원전 건설 중단 논란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벌어진 2라운드는 태양광 발전소 난립으로 인한 환경파괴 등 태양광 논란이 쟁점이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3라운드 논쟁의 화두는 액화천연가스(LNG)다. LNG 발전비중 확대로 인한 전기료 인상 가능성 등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한국은 3대 전력 에너지원인 석탄(23만GWh)·원전(14만GWh)·LNG(12만GWh)에서 전체 전력공급량(55만GWh)의 90% 가량을 공급받고 있다. 신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등)는 3만GWh로 5% 수준에 그쳤다. 그런데 앞으로 LNG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원전은 탈원전 정책 때문에 확대가 힘들고, 석탄화력은 미세먼지 발생 문제 때문에 기피 대상이다. 이번 3차 기본계획에서 정부는 2030년~2040년 LNG 수요가 매년 2%씩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매년 석탄은 1.3%씩 감소하고 원자력은 2.1%씩 감소한다.

LNG 말고는 대안이 없는 탓에 문재인 정부는 LNG 장려책을 펴고 있다. 정부는 LNG에 대한 수입세를 4월부터 ㎏당 24.2원에서 3.8원으로 84.2%나 낮췄다. 지난해 LNG 수입량 역시 4400만t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LNG 운반선 [중앙포토]

LNG 운반선 [중앙포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문제는 LNG가 비싼 에너지원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전력 평균 전력구매단가 통계에 따르면 발전단가는 원자력이 1kWh당 62.18원, 석탄 83.19원으로 나타났다. LNG는 122.62원으로 원전의 두 배나 비쌌다. 신재생에너지는 179.42원이었다.

더군다나 한전은 지난해 9월 기준 114조원의 누적부채를 안고 있는데, 지난 1분기에는 6299억원 영업손실까지 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값비싼 LNG를 쓰면 전기료 인상 압력이 더 강해질 거란 지적이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9일 “열량 대비 발전단가는 원자력이 1인데 반해 LNG는 27”이라며 “LNG를 주력으로 할 경우, 결국 국민들이 비용(전기료)에 대해 생각해야 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 폐기 촉구 기자회견하는 한국당 의원들 [연합뉴스]

탈원전 정책 폐기 촉구 기자회견하는 한국당 의원들 [연합뉴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야권에서는 이미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회 산자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5일 성명을 통해 “3차 에기본을 전면 수정하라”며 “값 싸고 안정적인 원전을 배제한 채 비싸고 불안정한 에너지 비중을 높이면 전력공기업 재무상태가 더 악화할 것”이라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도 “포부는 높이 살만하나 실현 가능성이 빈약하다. 현실적 대안인 LNG는 가격이 높고 공급도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 LNG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LNG 수요확대 추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계 리서치회사인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5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LNG 수입량이 지난해 41% 급증해 LNG 수요확대를 이끌었으며, 한국ㆍ인도ㆍ파키스탄ㆍ유럽 등 수입량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2022~2023년 이후에는 이같은 영향으로 공급 부족현상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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