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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가 바뀌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사고 이틀째인 28일 밤 유가족 2백여명은 대한항공측이 마련한 대책본부주변 숙박업소에서 새우잠을 자며 밤을 밝혔다.
새벽 4시쯤 특별기편으로 현지에 도착한 사고 대책반으로부터 일부 변경된 사망자 및 실종자 명단이 전해지자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유가족들은 『내 가족을 살려내라』며 다시 통곡하기도 했다.
특히 대우건설사무소의 근로자 가운데 동명이인인 김영수씨의 경우 당초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37세의 김씨가 생존해 있음이 확인되자 몰려온 가족들은 『살아있다는 것이 정말이냐』고 일제히 환호를 질렀고,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던 40세의 김씨가 실종되었음이 확인되자 화곡동에서 새벽에 비보를 접하고 달려온 가족들이 『이게 웬 날벼락이냐』고 울부짖어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이에 앞서 유가족들은 28일 낮12시40분 심봉석씨(54·대우 사망근로자 심인보씨의 형)등 유족대표 15명을 뽑아 명의창 대한항공 대책본부장등 회사측 대표와 처음으로 협상을 벌였으나 『오후3시까지 유가족2명씩 사고현지에 갈수 있도록 특별기편을 마련해달라』는 유가족들의 요구를 대한항공측이 『리비아가 사회주의 국가여서 비자를 발급받기가 곤란하다』며 거절해 20분만에 결렬되기도 했다.
대한항공측은 29일 오후8시 화물전용기인 KE5983 보잉 747을 시신 운구를 위해 트리폴리현지로 보내기로 했다.
이 화물 특별기는 31일 오전7시30분 김포공항에 되돌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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