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살인」 미궁 벗어나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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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8번째 범행 용의자 자백 받아>
경기도화성 연쇄강간·살인사건의 8번째 희생자인 박상희양 살해사건의 범인으로 농기구수리공 윤성여씨(22)가 구속됨으로써 나머지 7건의 해결에도 한가닥 실마리가 잡혔다.
86년9월 첫사건 발생이후 2명의 용의자가 검거된 적이 있으나 모두 법원에 의해 증거 불충분으로 구속영장이 기각됐었기 때문에 검·경찰은 윤씨의 공소유지를 위한 증거수집에 특히 신경을 쓰고있다.
◇범인검거=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남자음모 8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첨단수사기법인 방사선 동위원소 감별법에 의한 정밀감식을 의뢰한 결과 혈액형이 B형이며 일반인에게는 PPM단위로 측정이 불가능한 중금속인 티탄(13·7PPM)이 다량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티탄을 사용하는 용접봉·백색안료·백색날염등 32개 생산업체 종업원 가운데 B형 혈액형인 4백60여명의 음모를 취합, 감정을 의뢰했으며 윤씨 음모가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것과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고 지난25일 윤씨의 신병을 확보,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이 윤씨의 자백이외에 범행증거 자료로 삼는 것은 ▲음모에 대한 형태학 감정서 ▲방사선 동위원소 감별에 의한 감정서 ▲거짓말탐지기 시험결과 양성반응 등이다. 특히 윤씨가 소아마비로 여성을 사귈수 없는 점을 비관, 여성에 대해 심한 증오감을 가졌었다는 점까지 정황증거로 확보해놓고 있으나 결정적인 물증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화성연쇄강간·살인=화성군 태안읍을 중심으로 86년9월14일부터 지난해9월16일 사이 2년여동안 8건이 발생했다.
대부분 강간후 목을 졸라 숨지게 하는등 비슷한 범행수법으로 피해자가 10대 어린 소녀에서 70대 할머니까지로 모두 처참하게 변을 당한 것이 공통점.
경찰은 정신이상자나 반사회적인 성격소유자, 주민불안을 노리는 범행등 다각적으로 추정, 수사를 해왔다.
◇나머지 사건 범행여부=검·경찰은 윤씨가 다른 사건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집중 추궁하고 있다.
그러나 윤씨는 박양의 살해사실만 자백했을 뿐 다른 사건에 대해서는 관련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윤씨의 진술에 따라 새로운 증거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화성=김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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