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美의 中기업 화웨이 제재 움직임 강하게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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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시간)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시간)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재 움직임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연례 국제경제포럼 총회에서 “그들은(미국은) 중국 기업 화웨이를 단순히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막무가내로 축출시키려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각에선 이를 다가오는 디지털 시대의 첫 번째 기술 전쟁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푸틴은 일부 국가들이 새로운 기술 조류를 독점화하려는 시도가 몰고 올 파괴적 결과에 대해 경고했다.

푸틴은 미국을 겨냥하며 “새로운 기술 조류를 독점하고 그것의 결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려는 시도는 국가 및 지역 간은 물론 국가 내부에서의 불평등 문제를 완전히 새로운 수준으로 부각하고 있다. 이는 불안정성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중국과 심각한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중국의 대표 첨단기술기업 화웨이를 조준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화웨이가 중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미 기업들이 화웨이에 첨단장비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동시에 동맹국들에도 화웨이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화웨이는 앞서 지난 5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최대 유·무선 통신업체 ‘모바일텔레시스템즈’(MTS)와 내년까지 러시아 전역에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를 설치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은 모스크바를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맞춰 이뤄졌다.

이와 관련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한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이 5G 기술을 포함한 전문지식을 파트너국가들과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디지털 경제, 전자 상거래, 과학기술혁신이 중-러 양국 협력 발전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러시아를 이웃이자 포괄적 협력 파트너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의 협력을 위한 가장 중요하고 우선적인 파트너 가운데 한 국가로 본다”며 “우리는 과학기술혁신, 디지털 경제, 전자 상거래 등을 새로운 협력의 견인차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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