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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뇌부 25일 집결···"분탕질" 저격 여성학자 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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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미근동 경찰청 [뉴스1]

서울 미근동 경찰청 [뉴스1]

지난달 29일 경찰 총경 승진 예정자와 공공기관 간부 등을 대상으로 이뤄진 경찰대 '치안정책과정-성 평등 교육' 이후 이들의 교육 태도를 ‘분탕질’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비판한 여성학자가 오는 25일 경찰 수뇌부가 참석하는 성 평등 교육의 강단에 선다.

교육생들이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는 이 학자의 주장에 대해 한쪽에서 오히려 교육내용이 권위적이었다는 반론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벌써 관심이다.

25일 민갑룡 청장 참석 성평등 교육예정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여성학자 권수현 박사는 오는 25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진행하는 ‘성 평등 감수성 향상 교육’ 강사로 나선다. 민갑룡 경찰청장을 포함한 수뇌부들도 참석할 계획이다.

권 박사는 앞서 논란이 된 치안정책 과정 성 평등 교육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A4용지 3장이 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관리자로서 성 평등 조직을 만들기 위해 가진 고민이 무엇인지 조별로 공유하도록 안내하자 교육생들 사이에서 “귀찮게 이런 거 왜 하냐” “졸리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사진 권수현 박사 페이스북 캡처]

[사진 권수현 박사 페이스북 캡처]

"자격이 없는 이들…시정 요구할 것"  

그러면서 글 말미에 “(경찰청 성 평등 교육에서) 이 일을 언급하고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며 “그리고 적어도 공직사회에서, 관리자의 자리에 오를 자격이 없는 이들이 기관장의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없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는 “경찰 수뇌부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어떻게 대응하는지 함께 지켜보자”며 “이글을 널리 공유해주기 바란다”는 바람도 남겼다. 그는 건강보험공단의 간부를 특정해 문제 삼기도 했다. 권 박사가 맺은 페이스북 친구는 654명이지만 이날 오후 5시 현재 4803명이 반응했다. 2660회 공유도 이뤄졌다. 권 박사는 중앙일보에 “컨디션이 허락하는 한 반드시 (강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경찰대, "사실관계 아직 파악 중" 

이런 상황에서 경찰청 직원들은 권 박사가 성 평등 교육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한 경찰관은 “손바닥도 맞장구쳐야 소리가 나지 않냐”며 “아무리 간부들이라지만 갑자기 일방적으로 강사의 권위를 무너뜨리려 했겠냐. 위에서도 (경찰의) 공식입장을 내지 못하고 속만 끓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대는 치안정책과정 성 평등 교육에서 실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당시 교육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은 없다. 당시 참석한 교육생 등을 대상으로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이 직접 언급된 건강보험공단도 해당 간부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상응한 조처를 할 방침이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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