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 하류 100㎞ 지점서 실종자 발견…"수색범위 200㎞ 이상 넓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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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엿새째인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엿새째인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실종자가 사고 발생지점에서 100㎞가 넘는 곳에서 발견되면서 수색 범위를 200㎞ 이상으로 넓혀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길수 해양대 교수 “유속 빨라 세르비아 국경까지 수색해야” #김부일 부경대 교수 “사이드스캔소나로 훓으면 시신 찾을 수도”

김길수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는 4일 중앙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사고 발생일과 이튿날 다뉴브 강의 유속이 시속 9∼11㎞로 빨랐기 때문에 사고 발생 엿새째가 된 지금 시체가 200㎞ 이상 떠내려갔을 수 있다”며 “수색 범위를 세르비아와 루마니아 국경 인근의 철문(Iron Gate) 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뉴브 강에서 사고가 났을 때 세르비아와 루마니아 국경 인근의 철문(Iron Gate) 댐 부근에서 시신이 발견된 사례가 있다.

사고 지점 인근에서 발견된 여성 시신은 강 연안의 와류(소용돌이)로 인해 떠내려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 교수는 “강 연안은 유속이 낮아 와류가 생길 가능성이 높고 주변에 장애물이 많아 시신이 멀리 떠내려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수색 범위를 사고 지점에 집중적으로 투입하되 수색 범위를 확대하는 이중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김 교수는 “강이기 때문에 일직선을 따라 수색 범위를 넓혀나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엿새째인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한국 신속대응팀 소속 잠수사가 수색작업을 위해 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엿새째인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한국 신속대응팀 소속 잠수사가 수색작업을 위해 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4일 현재 다뉴브 강의 유속이 시속 4㎞로 느려졌다 하더라도 선체에 진입하는 수중 수색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해경 구조대 관계자는 “무리 없이 잠수할 수 있는 유속은 1노트(약 시속 1.85㎞) 이내”라며 “선체에 진입하는 수중 수책은 위험하고 매뉴얼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국 해양경찰청 수색구조 지침서에 따르면 사고 발생 3일간 잠수 수색 등 집중 수색을 벌이고 4일 후부터는 경비함정, 항공대를 동원한 수색구조로 전환한다. 해경 구조대 관계자는 “헝가리 침몰사고의 경우 3일 동안 유속이 너무 빨라서 집중 수색의 시기를 놓쳤다”며 “현재로써는 가용자원을 최대한 투입해 입체적으로 수색하는 게 실종자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헝가리 정서상 실종자 수색에 자원을 최대치로 투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헝가리에는 영혼이 떠난 육체는 동물과 같다고 보는 정서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시신이라도 반드시 찾아야 한다는 정서와 시신에 대해 예우를 다 한다는 문화를 헝가리 당국에 이해시켜야 한다. 그래야 헝가리의 가용 자원을 최대한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엿새째인 3일(현지시간) 한국 신속대응팀과 헝가리 수색팀이 수색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위로 군 헬리콥터가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엿새째인 3일(현지시간) 한국 신속대응팀과 헝가리 수색팀이 수색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위로 군 헬리콥터가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고가 강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소나 기술을 활용해 실종자를 수색하는 방법도 있다. 김부일 부경대 전기전자소프트웨어공학과 교수는 “수심 100m 이하인 경우 사이드 스캔 소나를 사용하면 강바닥에 있는 물체를 찾아낼 수 있다”며 “사람의 피부는 음파에 반사되지 않지만 사람 폐에 들어가 있는 산소는 음파가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소나 기술로 사람을 찾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사고 발생이 강이어서 그나마 희망이 있다”며 “사이드 스캔 소나로 강 위를 훑으면서 수색하면 실종자 수색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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