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강아지가 질질 끌려가…"캐리어 구걸 여성을 찾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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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구조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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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서 강아지를 노끈으로 여행용 가방에 묶어 끌고 다니는 여성을 동물단체가 찾고 있다. 강아지를 구걸 도구로 사용하는 등 학대 가능성이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동물구조119는 28일 "동대문, 대학로 등에서 강아지를 데리고 구걸하던 여성이 지내는 곳이나 가족들을 찾고 있다"며 "강아지를 구걸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서울 종로·동대문·대학로 일대에서 수년간 여행용 가방에 노끈을 달아 강아지 여러마리를 번갈아가며 묶은 채로 구걸을 하고 다녔다.

단체에 따르면 이 여성이 수년째 지쳐서 기력을 잃은 강아지를 노끈으로 잡아당겨 끌고다니는 모습은 인근 상가와 주민들에게 익숙하다. 여성의 강아지 중 한 마리는 침을 흘리거나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비틀댔다. 이 여성은 식당에서 뽑은 커피나 쓰레기통에서 나온 하얀 음료를 강아지에게 먹이고 본인도 섭취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동물구조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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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는 지난 24일 이 여성을 설득해 강아지 두 마리를 구조했다. 하지만 이 여성이 충무로의 펫샵에서 다른 강아지를 구해 다시 노끈에 묶는 모습이 발견됐다고 단체는 전했다.

단체는 "여성은 강아지를 계속 바꿔 데리고 다녔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대화를 시도해봤지만 불가능했다.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니 차도로 도주하는 등 위험한 행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에게 아픈 강아지를 1만원에 판매하거나 그냥 줬던 펫샵에는 경고했다"며 "아픈 강아지를 종일 끌고 다니다가 인형 바꾸듯 다른 강아지로 바꾸는 악순환을 끊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물구조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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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수소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경찰에 신고하기에 앞서 우선 여성을 찾아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는 사정이나 배경을 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거지나 가족 등이 파악되면 상담가 등과 함께 만나볼 계획"이라며 "제보 바란다"고 부탁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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