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중앙회장 “내년 꼭 비례대표 달라”…어색한 이해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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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 열린 외식업계 정책 간담회에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 열린 외식업계 정책 간담회에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장이 28일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행사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내년 4·13 총선 때 비례대표를 꼭 줘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제갈 회장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사무실을 방문해 정책간담회를 한 이 대표에게 그간 민주당을 지지해온 한국외식업중앙회 몫으로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갈 회장의 발언은 민주당 지도부의 모두발언 뒤에 나왔다. 제갈 회장은 “2016년도 비례대표를 우리 단체가 신청했고 새벽까지 운동해서 (비례대표 순번에서) 12등을 했는데 결과 발표는 28등으로 조정했더라”며 “정말 기만을 당하고 정치 세계가 눈속임을 하고 배반하는가 하는 감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장. [중앙포토]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장. [중앙포토]

제갈 회장은 이어 “우리를 앞세워서 필요할 땐 부르고 그렇지 않을 땐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지난번 대통령 선거 때도 20만명 진성 당원을 만들어서 국회에서 기자회견도 하고 5대 일간지에 1억원을 들여서 지지 성명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지난 대선과 총선 승리에 일종의 ‘지분’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는 발언이다. 제갈 회장은 “이 당에 결코 버림받을 수가 없다. 내년 4월 15일 비례대표를 꼭 주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옆에서 이를 듣고 있던 이 대표는 아무런 답을 않은 채 당황한 표정과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당초 이 자리는 카드 수수료 인하,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일자리 안정자금 등 자영업자를 위한 당정의 노력과 외식업계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대표는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된 이후 비례대표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앞줄 오른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 열린 외식업계 정책 간담회에서 제갈창균(세번째) 중앙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해찬(앞줄 오른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 열린 외식업계 정책 간담회에서 제갈창균(세번째) 중앙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지난해 민주당 연석회의가 첫 번째 과제로 불공정 카드수수료 논의를 진행할 때 여러분의 정책 제안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또 지난해 11월 선량한 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통과될 때 중앙회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이어 “올해는 소상공인·자영업 기본법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유한국당을 설득해 국회가 열리는 대로 책임지고 입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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