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낙타털 침대에 벌레 우글…"없던 피부병 생겨"

중앙일보

입력

낙타 털 소재 1000만원짜리 수입 침대 매트리스에서 나방과 애벌레가 무더기로 나왔다고 27일 YTN이 보도했다. [사진 YTN]

낙타 털 소재 1000만원짜리 수입 침대 매트리스에서 나방과 애벌레가 무더기로 나왔다고 27일 YTN이 보도했다. [사진 YTN]

1000만원짜리 수입 침대 매트리스에서 나방과 애벌레가 무더기로 나왔다. 낙타 털로 만든 이 매트리스를 2년 넘게 써온 소비자는 피부염까지 생겼다고 주장했다.

27일 YTN에 따르면 낙타털 소재 침대를 2년 반 동안 쓴 장모씨는 매트리스 덮개에 구멍이 나 있고 곳곳에 알과 벌레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해충 방제업체 직원이 덮개를 뜯어 보니 매트리스 안은 번데기와 나방 사체 천지였다. 구멍을 집게로 뒤적이니 살아있는 나방까지 나왔다. 이 침대를 쓴 후 없던 피부병까지 생겼다는 게 장씨의 주장이다. 벌레가 원인이라는 병원 진단도 받았다.

장씨는 YTN에 "각종 벌레나 진드기 등 유충 차단에 탁월하다는 설명에 1000만원이 넘는 고가지만 스위스에서 수입한 낙타털 매트리스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소비자 부주의로 매트리스에 벌레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에 팔린 같은 제품에서 이런 일이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체 측은 소비자 관리 부실과 집안 환경을 벌레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YTN은 전했다.

하지만 가구 표면에서 발견되는 집 진드기와 달리 이 벌레들은 매트리스 속에서만 발견됐다. 매트리스 말고는 집안 어디에서도 벌레는 나오지 않았다. YTN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낙타 털에 있던 유충이 제조나 가공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장씨의 환불 요청에도 업체 측은 매트리스 교환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장씨는 소비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고 민사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아직 문제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보건소 분석 의뢰를 받은 질병관리본부는 유충 종류 규명과 유입 경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