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말세론" 앞세워 주민 현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주부가출」회문산 신흥종교
전북 순창군 회문산 신홍종교의 집단기도회 사건은 남편과 자식을 둔 58명의 가정주부가 「말세론」을 앞세운 극단적 교리에 현혹되어 가정까지 버리고 가출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있다.
40대의 한 가정주부는 남편에게 이혼 각서까지 써주고 코홀리개 남매를 친정에 맡긴 채 집을 나왔으며 대부분의 가정주부들이 3백만∼4백만원에서 1천만∼2천만원의 헌금을 갖다바치고 남편 몰래 가출해 가정파탄을 불러 일으켰다.
이들 신도들은 기도회기간 중에는 일체 외출을 금하고 한복차림에 여자는 흰 고무신을 착용해야하며 심지어 땀도 닦을 수 없다는 별난 규율을 철저히 순종하며 남자1명, 여자2명 등 3명이 1개조가 되어 공동생활을 한다.
◇종파=문제의 신흥종교는 대순진리회에서 87년 떨어져 나온 용화 일심회에서 청우 일 신회로 분파를 거듭, 다시 가지를 뻗어 나온 무명의 종파.
◇포교=선무 전학기씨(36·광주시동구학동) 집을 「뽕나무 집」이라 부르는 아지트로 삼아 시내여관·여인숙에서 내세관을 신봉하는 부녀자들을 대상으로 집회를 갖는 등 포교활동을 벌였다.
신도들간 연락은 전화를 이용, 철저히 비밀을 지켰다. 특히 이번 수련회는 주위에서 몰라야만 효험이 있다면서 남편에게조차 행선지를 알리지 말도록 했다.
◇교리=미륵불을 믿으며 대순진리회가 74년 펴낸 「전경」의 교리를 신봉하고 있다.
신도들은 『하늘은 9개가 단계적으로 있고 생애와 우주는 선천(현실)과 5만년이나 되는 후천(천당)으로 나누어졌는데 현재는 선천에서 후천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라며 『이러한 과정을 터득하는 도통을 위해 이번 기도회에 참석한 것』이라고 했다.
◇피해자=이번 기도회에 참석한 주부 김모씨(42·광주시북구 두암동)의 남편 김모씨(42·공무원)는 자신의 부인이 1천만원을 헌금하는 등 무리한 헌금으로 가정불화가 잦았다면서 『현재 현금반환소송을 제기, 계류 중에 있다』며 광주시내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30여명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기도회참석자 74명중 22명은 가족들이 찾아와 귀가했으나 52명은 아직도 기도회를 계속하고있다.
【전주=모보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