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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업자 살인’ 피의자 광주조폭 알고보니…13년 전 건설사주 납치·폭행 주모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06년에도 40대 5시간 납치·감금 

조폭 부두목인 B씨가 2006년 11월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건설사주 납치 사건 5개월 만에 검거될 당시 모습. [연합뉴스]

조폭 부두목인 B씨가 2006년 11월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건설사주 납치 사건 5개월 만에 검거될 당시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양주에서 발생한 부동산업자 납치·살인사건의 피의자가 과거에도 유사한 범행을 수차례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다.

13년 전 ‘광주 건설사주 납치’ 데칼코마니 #경찰, 조폭 부두목 추적중…납치·감금 3회 #A씨, “B씨 만나러간다” 21일 숨진채 발견

23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부동산업자인 A씨(56) 피살 사건 피의자로 수배 중인 B씨(60)는 광주 지역 최대 폭력조직인 국제PJ파 부두목으로 활동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과거에도 납치·감금 범죄를 3차례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B씨는 2006년 11월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건설 사주 납치사건’을 주도했다. 당시 그는 광주의 모 호텔 사우나에서 건설사 대표 C씨(당시 49세)를 전기충격기로 위협해 납치하고 5시간 넘게 차에 태워 끌고 다니며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범행에는 국제PJ파 조직원 10명과 타 조직원 5명 등이 개입됐다. B씨는 이후 5개월 넘게 도피 생활을 하다가 2007년 4월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출소 이후로도 납치·감금과 공갈·협박 혐의로 두 차례 더 실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가 이번 피살 사건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추적 중이다. 아울러 B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공동감금)로 동생 D씨(58)에 대해서도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D씨는 형의 지시받고 A씨를 차량에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19일 오전 “B씨를 만나러 간다”며 나간 뒤 21일 저녁 경기 양주시청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50대 부동산업자를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조직폭력배 부두목을 쫓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조씨에게 협력한 공범들이 경기도 양주시의 한 주차장에 시신을 유기한 뒤 택시를 타고 도주하는 장면. [사진 경기북부경찰청]

경기북부경찰청은 50대 부동산업자를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조직폭력배 부두목을 쫓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조씨에게 협력한 공범들이 경기도 양주시의 한 주차장에 시신을 유기한 뒤 택시를 타고 도주하는 장면. [사진 경기북부경찰청]

경찰, 동생 범행 공모한 혐의 구속영장

동생 D씨는 형을 비롯한 3명과 공모해 지난 20일 오전 1시께 광주 서구 한 노래방에서 의식이 없는 A씨를 차량에 태워 서울 논현동까지 데리고 간 혐의다. 당시 D씨는 형의 연락을 받은 뒤 지인에게 빌린 외제차에 A씨를 태우고 5시간가량 감금했다. 이후 D씨는 같은 날 오전 6시10분께 논현동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홀로 내린 뒤 KTX열차를 이용해 광주로 되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D씨는 지난 22일 오전 1시40분께 광주 서구 자택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D씨가 당시 차량을 직접 운전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D씨가 의식이 없는 A씨를 차량에 태운 점과 형의 범행 전후 계획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 등을 토대로 영장을 신청했다. D씨는 경찰에서 “형의 연락을 받고 노래방으로 갔더니 만취 상태의 피해자를 남성 2명이 차에 태웠다”며 “서울로 가는 내내 피해자가 코를 골았고, 낌새가 수상해 논현동에서 내려 돌아왔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공범 2명은 검거…B씨 추적중

앞서 A씨의 납치 의심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지난 21일 오후 10시30분께 양주시청 인근 공터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씨가 지난 19일 오후 광주 지역 한 호텔·노래방 등지에서 B씨와 만난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A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다음날 오전 1시께 D씨가 몰고 온 차량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시 차량 탑승 과정에서 A씨를 부축했던 E씨(65)와F씨(56)를 지난 22일 오전 경기 양주 한 모텔 객실에서 검거했다. 발견 당시 E씨 등은 수면유도제를 먹고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객실에서는 범행 경위와 A씨가 숨져있던 차량 위치 등이 적힌 메모도 발견됐다. 경기북부경찰과 광주경찰은 공조 수사를 통해 B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광주광역시·양주=최경호·전익진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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