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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만나러 집 나간 50대···온몸 구타 당한 채 시신으로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폭력조직 부두목을 만나러 집을 나간 50대 부동산업자가 조폭들에게 무참히 폭행당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범행 뒤 인근에서 자살을 기도한 조폭 조직원 2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범행을 주도한 혐의로 광주광역시 폭력조직의 부두목을 추적하고 있다.

공범 추정 2명은 유서 남기고 수면유도제 복용 #경찰, 피살자 만난 조폭조직 부두목 행방 추적

23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10시 30분쯤 경기도 양주시청 부근의 한 주차장에 주차된 BMW 승용차에서 실종신고 된 A씨(56·부동산업)의 시신이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는 얼굴 등 온몸에 둔기 등에 폭행당한 흔적이 있었다. A씨는 재킷과 무릎 담요로 덮인 채 뒷좌석에 쓰러져 있었다. 시트에는 핏자국도 남아 있었다. 손발이 묶이거나 찔린 흔적 및 목 졸림 흔적 등은 눈으로 식별되지 않았다.

용의자 2명이 시신을 유기한 차량을 공용주차장에 주차시킨 후 인근 사거리에서 택시에 승차하는 장면. [사진 경기북부경찰청]

용의자 2명이 시신을 유기한 차량을 공용주차장에 주차시킨 후 인근 사거리에서 택시에 승차하는 장면. [사진 경기북부경찰청]

공범 2명은 유서 남기고 수면유도제 복용  

경찰은 이어 22일 A씨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 인근 모텔에서 조씨의 공범 2명을 찾아냈다. 이들은 발견 당시 수면유도제를 복용하고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이들은 현재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현장에서는 이들이 양주경찰서장 앞으로 남긴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가족에게 남기는 메시지 외에 시신 유기 장소와 범행을 시인하는 내용 등이 적혀 있다고 한다. 경찰은 광주광역시에서 A씨를 데리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공범 두 사람이 유서를 남기고 수면유도제를 복용한 경위가 불분명하다고 보고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7시쯤 서울 한강 성수대교 인도에서 A씨의 휴대전화가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이에 A씨의 가족들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용의 차량을 수배해 경기도 의정부시와 양주시를 통과한 사실을 확인했다. 즉시 일대를 수색해 지난 21일 용의 차량에서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범행 주도한 조폭 부두목은 달아나  

경찰 조사 결과 앞서 서울에 거주하던 A씨는 지난 19일 광주광역시 지역 폭력조직 부두목 B씨를 만난다며 집을 나갔다. 두 사람은 이날 정오께 광주광역시의 한 일식집에서 술을 마신 뒤 노래방으로 이동했다. 노래방에는 B씨의 공범 2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은 B씨 등이 이후 A씨를 납치한 뒤 폭행해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B씨는 A씨에게 거액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고 한다.

경찰은 감금 및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공범 2명을 조사하는 한편, B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또 중간에 범행에 가담했던 B씨의 동생을 체포해 조사 중인 광주 서부경찰서와 공조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B씨의 동생은 경찰에서 “형의 연락을 받고 노래방으로 갔더니 만취 상태의 A씨를 남성 2명이 차에 태웠다”며 “서울로 가는 내내 A씨가 코를 골았고 낌새가 수상해 서울 논현동에서 내려 돌아왔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전익진·최경호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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