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연이틀 이재웅 저격 "혁신의 그늘 함께 살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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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청년 맞춤형 전·월세대출 협약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청년 맞춤형 전·월세대출 협약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3일 ‘혁신·포용 균형론’을 재차 강조했다. 전날 이재웅 쏘카 대표를 향해 “이기적이고 무례하다”며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서다.

최 위원장은 이날 ‘코리아 핀테크 위크’ 개막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핀테크 성장과 금융산업 혁신 지원을 위해 마련된 행사지만 기조연설은 혁신보다는 포용에 방점을 뒀다.

“혁신의 빛 반대편 그늘을 살펴야”

최 위원장은 “정부는 혁신과 포용의 균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소외되는 분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분들의 사회적 충격을 관리하고 연착륙을 돕는 것, 혁신의 ‘빛’ 반대편에 생긴 ‘그늘’을 함께 살피는 것이 혁신에 대한 지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사회의 발전은 혁신에서 시작되지만 사회구성원들에 대한 충분한 안전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사회 전체 번영으로 귀결된다”며 “혁신의 궁극적 목표는 사회 전체 후생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의 승자가 패자와 함께 걸어야”

그는 “금융혁신을 향한 경주에서 혁신의 승자들이 패자를 이끌고 함께 걸을 수 있길 바란다”며 기조연설을 마무리했다. 전날 ‘타다’ 서비스로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는 이재웅 쏘카 대표를 향해 “혁신사업자들도 혁신으로 인한 사회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같이해야 한다”고 지적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앞서 22일 최 위원장은 이재웅 대표를 겨냥해 “혁신사업자가 택시사업자에 거친 언사를 하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고 무례한 언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작심 발언을 했다. 또 “혁신 사업자들이 오만하게 행동한다면 사회 전반적인 혁신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타다와 택시업계 갈등이 금융위원회 소관 업무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강한 비판이었다. 이에 이재웅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갑자기 이 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라고 응수했다.

늦어서 고마워(Thank You for Being Late)

금융위에 따르면 이날 기조연설문은 최 위원장이 전날 타다 관련 발언을 하기 이전에 이미 작성됐다. 최 위원장의 혁신·포용 균형론은 토머스 프리드먼 저서 『늦어서 고마워(Thank You for Being Late)』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금융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책은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는 ‘가속의 시대’, 잠시 멈추어서 주위를 돌아봐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조금 늦더라도 같이 가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사회적 충격을 피하려면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근로자, 지역사회와 정치권이 모두 함께 노력해야만 한다고 조언한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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