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창제의 비밀을 둘러싼 미스터리 '훈민정음 암살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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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코드>라는 작품의 등장은 단지 초대형 베스트셀러라는 화제에 그친 것이 아니라 국내 서점가에 ‘팩션’이라는 장르의 본격 출범을 앞당겼다. 역사적 사실의 재해석과 흥미진진한 미스터리와의 완벽한 조화를 이뤄낸 지적 대중소설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가는 독자들에게 우리 역사 속 소재를 바탕으로 한 『훈민정음 암살사건』은 많은 호응을 얻어낼 것이다.

우연한 소매치기 사건으로 인해 등장한 세종대왕의 친필문서, 고문서 감정가의 살인사건과 일본 우익의 지시를 수행하는 암살자. 죽은 아버지가 남긴 유언장 속의 암호문을 풀어 <훈민정음 원류본>을 찾으려는 주인공과 음모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헌신하는 형사 등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재미를 충실히 엮어낸 이번 작품은 독도 문제로 끊임없이 빚어지는 일본과의 충돌 이외에도 발해와 고조선 등 중국의 한민족 역사 왜곡 문제가 현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시기에 주체적인 우리 역사 인식과 문화재의 중요성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한국형 팩션’으로 독자들의 평가를 받을 것이다.

한글은 과연 세종대왕이 만든 문자일까?

『훈민정음 암살사건』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소재는 ‘한글의 기원’과 관련된 것이다. 일부 음모론자들의 주장으로 알려진 고조선의 가림토문자 전승론(고조선 시대부터 존재한 가림토문자를 세종대왕이 정립시켜 한글로 완성했다는 주장)과 일본 우익에서 주장하고 있는 신대문자 도용론(한글과 매우 유사한 형태를 지닌 일본의 고대문자가 훈민정음 창제보다 앞선 시기에 존재했던 만큼 한글이 일본의 신대문자를 모방한 것이라는 주장)…… 너무도 흡사한 세 문자 사이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작가는 소설 속에서 가림토문자 전승론을 도입하여 한글은 4,000년이 넘는 유구한 문자이며 그것을 입증할 수 있는 기록이 존재한다는 강변하고 있다. 세종대왕에 대한 폄하가 아니라 우리 문자 역사에 대한 재인식과 사실 확인이라는 측면에서 과감히 시도된 이번 주제는 학계와 독자들을 중심으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현지와 국내 유적지를 수없이 오가며 진행한 취재와 집필

김재희 작가는 오랜 기간에 걸쳐 동경, 오사카 등은 물론 국립중앙박물관, 청계천, 경복궁, 창덕궁, 신륵사, 세종대왕릉 등 수많은 장소를 직접 답사하고 여러 역사학자와의 인터뷰, 다양한 자료 등을 바탕으로 이번 작품을 완성했다. 한 장소, 한 사건이 단순한 배경 장소나 소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것 또한 이번 작품의 장점이라 하겠다. 작가는 벌써부터 두 번째 역사 미스터리에 도전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와 취재를 시작하였으며 한글 못지않은 민족의 위대함을 밝혀내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깜짝 놀랄 비밀이 담긴 한글 암호문에의 도전

먼은의 재웡의 으아즈닌 긴완으 몯흔 굿애 기 그완으 읐이느
머떵흐 기굿애사 첮일즈아더
핌략바글시 솽싀 밈방슬 겨눴건 바리세 비쳬싀 맴시 뭄서싰가
어머니의 낮과 밤이 바뀌고 아들은 한계절씩 앞당긴다.

<훈민정음 원류본>의 위치를 암시하는 유언장 속 암호문. 기존의 암호문들이 숫자와 기호 위주로 시도되었던 것과 달리 『훈민정음 암살사건』에서는 순수한 우리말로 이루어진 암호를 선보이고 있다. 읽어내려가기도 힘들고, 도무지 무슨 뜻인지 추측하기도 힘든 네 줄의 문장에 감춰진 비밀은 무엇일까? 독자들과의 지적 대결이 기대된다.

■ 지은이 : 김재희
“<훈민정음> 창제의 비밀이 담긴 원류본이 발견된다면 세계 문자의 역사는 다시 기록되어야 해요. 1443년에 만들어져 갓 560여 년을 넘긴 글자가 아니라, 단군시대에 만들어져 4,000여 년을 넘긴 문자라는 게 밝혀짐으로써 한글의 유구한 역사성은 전 세계적으로 다시 한번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요.”
한 음모론 사이트를 통해 ‘한글은 세종대왕이 만든 것이 아니다’라는 기이한 이야기를 접한 김재희 작가는 이들의 주장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하면서 점점 더 역사의 미스터리에 빠져들게 된다. 고조선의 가림토문자 전승론, 일본의 신대문자 도용론 등등 한글을 둘러싼 다양한 주장과 음모론 등을 파고들면서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본능이 발동한 작가는 단순한 역사 공부와 호기심 충족 수준을 뛰어넘어 흥미롭고,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이러한 소재들을 엮어 한편의 소설로 풀어내는 데 성공한다.

<약력>
1973년생, 연세대 의류환경학과 97년 졸업 후 디자이너로 2년간 근무.
시나리오 작가 협회 산하 작가 교육원 졸업.
현재 시나리오 작가 협회 정회원.

<강제규필름> 등의 영화사에서 시나리오 관련 작업.
시나리오 작가 협회 뱅크 공모전 수상.
엔키노 시놉시스 공모전에서 대상 수상.
현재 추계 예술대 문화예술 경영대학원 재학 중.

■ 정가 : 9,000원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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