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 신장 대신 비장 떼어낸 의사…'황당한 실수'

중앙일보

입력

홍콩 보건당국인 위생서. [연합뉴스]

홍콩 보건당국인 위생서. [연합뉴스]

홍콩의 한 의사가 환자의 신장 대신 비장(脾臟)을 떼어내는 사고가 발생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3월 25일 홍콩 코즈웨이베이의 한 병원에서 57세 여성이 종양이 생긴 신장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의사가 떼어낸 것은 멀쩡한 '비장'이었다.

의사가 떼어 낸 비장은 혈액 속 세균을 죽이고, 약한 적혈구를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비장이 없어도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폐렴 등에 감염될 위험이 커지고 질병에 걸리거나 다친 후에는 회복이 더뎌지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수술 후 진료 과정에서 이 사실을 알게 돼 환자에게 즉시 이를 알렸으며, 해당 의사는 정직 처분을 받았다.

홍콩 보건당국인 위생서는 이번 일을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의료사고로 보고 병원 측에 조사 보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홍콩의 한 비뇨기과 전문의는 "이런 실수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신장과 비장의 뚜렷한 차이를 생각한다면 납득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콩에서는 지난 2017년 수술 도구인 클램프를 환자의 배 속에 남겨두고 봉합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실수로 거즈를 환자 배 속에 남겨둔 사고도 있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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