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앱 사용자 수 1위 국민, 사용 빈도는 신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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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리브(KB국민은행), 쏠(신한은행), 원큐뱅크(KEB하나은행), 위비뱅크(우리은행), 올원뱅크(농협은행), 아이원뱅크(IBK기업은행). 시중은행들은 2~3년 전부터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잇따라 선보였다. 최고경영자(CEO)가 앞장서 디지털화를 외치며 투자를 집중해왔다. 그렇다면 그 성적표는 어떨까.

핀테크 접목한 서비스 개발 #카카오뱅크·토스 등에 맞서

15일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투자 성과는 아직까진 썩 좋다고 할 순 없는 수준이다. 지난 3월 한 달간 실사용자를 기준으로 할 때 카카오뱅크, 토스보다 많은 활성 사용자 수(MAU)를 기록한 것은 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앱뿐이었다. 국민은행은 간편 금융 앱 리브(Liiv)도 월 실사용자 10위를 기록하며 개인 영업에 강한 은행으로서 저력을 보였다.

핀테크 앱 순위

핀테크 앱 순위

금융 앱이 고객 참여를 잘 유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는 실사용자수보다는 사용빈도이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는 다른 은행의 앱보다 사용빈도가 높고 사용시간은 짧은 게 특징이다. 앱애니 측은 “고객의 앱 사용을 방해하지 않는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돋보이는 은행 앱은 신한은행의 쏠(SOL)이다. 은행 앱 중 가장 사용 빈도가 높았다. 다시 말하면 고객 참여도가 높은 앱으로 조사됐다. 반면 올원뱅크나 위비뱅크는 같은 은행의 주뱅킹앱(NH스마트뱅킹, 우리은행 원터치개인뱅킹)보다도 참여도가 저조했다.

사용자 1인당 앱 사용시간 측면에서는 KB스타뱅킹, 신한 쏠, NH스마트뱅킹, 우리은행 원터치개인뱅킹 같은 기존 은행이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그만큼 이런 앱에 고객의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카카오뱅크와 토스도 관심도 측면에서 강력한 도전자로 나타났다.

핀테크는 은행을 습격하고 은행은 핀테크를 품고 이에 반격한다. 한국만이 아닌 세계적인 현상이다. 금융혁신을 주도하는 나라로 알려진 영국의 경우 HSBC, 바클레이즈, 로이드 등이 자체 은행 앱에 통합계정 관리기능을 도입했다. 고객들은 은행 앱에서 다른 은행 상품까지 조회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도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신디 뎅 앱애니 아태지역 매니징디렉터는 “한국의 시중은행은 핀테크를 유연하게 받아들여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술과 금융 혁신 트렌드를 얼마나 주도할지가 한국 시중은행의 성공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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