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한 미 여성 정치 전문가 다·시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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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정치는「투쟁의 장」이므로 남녀 모두에게 어려운 일이란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정치에서는 패하기도 하고 감옥에도 가며 핍박받기도 합니다. 여성이라고 해서 우대 받을 것을 기대해서는 안됩니다.』한국여성 정치문화연구소(소장 김정숙)창립기념 학술세미나에 초청돼 최근 서울에 온「로버트·다시」교수(타·미국오클라호마 주립대·정치학)는 투쟁의 장에서 남성 정치인이 겪는 것을 똑같이 겪고 이를 극복하겠다는「정신무장」이 여성 정치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으로 꼽는다.
조지 워싱턴 대 재직시절「후보자의 특성이 득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다가 여성 후보와 남성 후보에 대한 비교분석을 시도한 것이 호평을 받으면서 여성 정치 전문가로 자리잡은「다시」교수는 83년「한국여성의 정치참여 연구」도 한 바 있는 한국통.
『한국 여성은 신중하고 전통적』이라고 평가한 그는 한미 양국 여성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대인관계에서 미국여성들은 갈등을 표현하고 공격적인데 비해 한국 여성들은 갈등을 회피하고 조화와 합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
『현실적으로 겪는 성의 불평등에서 미국 여성들은 유산 분배·고용 평등에 큰 관심을 가지고있는데 한국여성들은 결혼 퇴직제, 이혼시 자녀 양육권과 탁아문제가 주요 이슈가 돼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보다 많은 여성들이 의회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중·대 선거구제와 정당 후보에 여성 쿼타 제를 도입하고 재선 회수 제한·선거자금 상한제 실시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꼽으면서『그러나 여성이라고 해서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니며 개인적 능력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시」교수는 24∼28일 한국 정치학회가 주최하는 심포지엄에서 한국선거를 분석하는' 논문을 발표하고 31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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