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국 선박 압류' 美 비난 "우리 자주권 난폭하게 침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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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마친 뒤 잠시 산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마친 뒤 잠시 산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북한이 미국 정부가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예인한 북한 화물선 압류 조치를 비난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1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 무역짐배(화물선)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조선(대북) 제재결의와 저들의 대조선 제재법에 걸어 미국령 사모아에 끌고 가는 불법무도한 강탈행위를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우리 무역짐배 강탈 이유로 든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는 우리 국가의 자주권을 난폭하게 침해한 것"이라며 "저들의 국내법을 다른 나라들이 지키도록 강박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위이며 주권국가는 다른 나라의 사법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보편적인 국제법에 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최대의 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 보려는 미국식 계산법이며 새로운 조미(북미) 관계 수립을 공약한 6·12 조미공동성명의 기본정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 규정했다.

이어 "미국은 자신의 날강도적인 행위가 정세발전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숙고하고 지체없이 우리 선박을 돌려보내야 할 것"이라 요구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제 마음대로 세상을 움직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으며 우리가 미국식 '힘의 논리'가 통하는 나라라 생각했다면 그보다 큰 오산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11일(현지 시간)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를 미국령 사모아로 예인했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북한이 보유한 화물선 가운데 가장 큰 것 중 하나로 알려졌으며 북한 석탄을 불법 운송하는데 사용된 혐의로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 정부에 압류 당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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