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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선 강남 30분 거리라는데…입주 3~4년 지나야 철도 뚫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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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주민들이 신도시 입주 때 교통 불편이 없도록 적극 노력한다.”

고양 창릉·부천 대장 잇는 철도망 #예타 앞두거나 계획 단계 수준

정부가 7일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재차 강조한 내용이다. 앞서 추진된 신도시들이 아직도 교통대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주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는 걸 의식한 것이다.

‘선(先)교통 후(後)개발’이란 원칙도 이 때문에 등장했다. 정부가 신도시 입지를 발표하면서 철도와 도로 신설, S-BRT(수퍼 간선급행버스체계) 추진 등 교통대책을 함께 발표한 것 역시 이런 원칙의 연장선이다. 하지만 ‘선교통 후개발’을 충족하기엔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 우선 ‘고양 창릉’의 경우 서울 서부선 경전철, 지하철 고양선 신설이 교통대책의 핵심이다. 서울대~여의도~신촌~새절역을 잇는 서부선과 새절역~고양시청을 연결하는 고양선을 직결해 신도시에서 서울 서·남부 간 통행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하면 신도시에서 여의도는 25분, 강남은 30분가량이면 도착 가능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문제는 주요 철도 계획의 추진 여부가 미정이라는 점이다. 서부선은 현재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이르면 6월 말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예타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상당 기간 사업 지연은 불가피하다. 또 통과하더라도 민자적격성 심사, 사업자 선정, 실시협약 등을 거쳐 실제 개통까지는 적어도 5~6년 이상 걸린다. 한술 더 떠 고양선은 대략의 개념만 있을 뿐 기본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신도시 입주가 이르면 2022년부터인 걸 고려하면 ‘고양 창릉’의 핵심 교통대책은 입주 후 최소한 3~4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부천 대장’ 지구 역시 신도시에서 김포공항역(공항철도, 5·9호선, 대곡소사선)과 부천종합운동장역(7호선, 대곡소사선(예정), GTX-B(예정))을 잇는 S-BRT(17.3㎞) 설치가 핵심 대책이다. GTX-B를 이용할 경우 신도시에서 여의도까지 25분에 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 계획에서도 GTX-B가 유동적이다. 예타가 진행 중인데 빨라야 연말께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김시곤(서울과학기술대 교수) 대한교통학회장은 “현재 계획대로라면 교통대책이 입주 시점에 비해 적어도 3~4년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신도시와 교통대책은 별개가 아닌 한 묶음으로 보고 통합 추진을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신도시 개발 때 중요한 교통대책은 ‘필수광역교통시설’로 지정해 행정절차를 대폭 단축하는 등 완공을 최대한 앞당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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