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쿠데타 사실상 실패···美, 과이도 오판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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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수뇌부의 경례를 받는 니콜라스 마두로(중앙) 베네수엘라 대통령 [EPA=연합뉴스]

군 수뇌부의 경례를 받는 니콜라스 마두로(중앙) 베네수엘라 대통령 [EPA=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57)이 4500명 군인 앞에서 군의 단결을 촉구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의 카를로타 공군기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군사령관들과 함께 나와 "쿠데타에 맞서 싸워달라"며 군의 집결을 강조했다.

그는 "전투의 시간이 도래했다. 베네수엘라에는 워싱턴의 달러에 자신을 판 반역자들의 쿠데타 시도를 물리치고 전례 없이 단합한 군대가 있다고 역사와 세계에 말하고 모범을 보일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두려워할 수 없다. 이것은 평화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시간"이라며 "우리는 전투 중이다. 반역자와 쿠데타 음모자를 무장해제 시키기 위한 이 싸움에서 높은 사기를 유지해달라"고 주문했다.

정부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4500명의 군 병력이 참석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 행사를 국영 TV를 통해 방영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베네수엘라의 혼란은 지난달 30일 부터 격화했다. 후안 과이도(36) 국회의장이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군사봉기를 일으키면서다. 과이도 의장은 수도 카라카스에서 군사 봉기를 일으키고 반정부 시위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무장한 정부군이 물대포와 장갑차로 시민을 막아서며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격한 충돌 속에서 과이도 의장의 군사봉기 촉구는 군부가 마두로 정권에 대한 충성을 유지하면서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한편 미국에서는 과이도 의장을 지지한 것이 오판 아니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최고위 참모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반(反) 마두로 세력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오류를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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