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은 중이염,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은 근시·난시 등 시력 이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은 탈골이나 발목이 삐는 등의 질병을 많이 앓는다. 모든 어린이가 가장 많이 앓는 질환은 급성기관지염·비염 등이다.
심평원 ‘어린이 잘 걸리는 병’ 분석 #초4~6은 발목 삐거나 탈골 많아 #전체 1·2위는 급성기관지염·비염 #스마트폰 사용 늘며 근시도 증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어린이 다빈도 질병을 분석해 2일 발표했다. 지난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취학 전 5~7세 아동과 초등학생 402만6824명의 질병을 분석했다. 유치원생 나이(5~7세)의 취학 전 아동은 중이염으로 병원을 찾는 일이 많았다. 중이염은 감기나 알레르기 등으로 인해 인두(입안과 식도 사이에 있는 소화기관)와 귀를 연결하는 관이 막혀 세균이 증식하는 병이다.
중이염 다음으론 콕사키바이러스 등에 감염되면 걸리는 수족구병과 엔테로바이러스 소수포인두염 환자(8만7633명)가 많았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 연령대는 인두와 귀 사이 관이 좁고, 면역력이 약해 중이염·수족구병 같은 염증·감염성 질병이 많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시력 이상(31만191명)이 가장 많았다. 대부분 근시 또는 난시였다. 고영규 심평원 빅데이터기획부장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늘어난 탓이 크다”며 “이들 기기를 쓸 때는 30㎝ 이상의 거리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물사마귀’로 알려진 ‘전염성 물렁종’ 때문에 3만6308명이 진료를 받았다. 고학년은 발목·손목이 삐거나 탈골되는 경우가 26만4454명으로 가장 많았다.
어린이가 가장 많이 걸리는 병은 호흡기 질환이다. 이 중 급성 기관지염 환자(275만2000명)가 가장 많다. 알레르기성비염·급성편도염 등도 적지 않다. 호흡기 질환 다음으로는 치아 발육 및 맹출 장애(161만1000명)가 많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70만2000명)이 많이 앓는다. 젖니에서 영구치로 이를 가는 시기라서 많이 생긴다. 맹출 장애는 치아가 잇몸을 뚫고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치아우식(충치·144만8000명)도 많았다.
이외에도 어린이들은 위장염 및 결장염(86만1000명), 결막염(79만1000명),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39만1000명) 등으로 병원을 꾸준히 찾았다. 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는 “호흡기 질환과 각종 염증, 충치는 위생이 좋지 않아서 발생한다”며 “양치질, 손 씻기만 잘해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