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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스템반도체 강국 간다 "2030년 파운드리 세계 1위"

중앙일보

입력

정부가 2030년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파운드리(반도체 생산)세계 1위▶팹리스(반도체 설계)점유율 10%▶일자리 2만7000개 추가 창출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 팹리스 점유율 1.6%→10% #일자리 2만7000개 창출…2021년 연·고대 학과신설

정부가 시스템반도체(데이터 연산·제어)육성에 나선 이유는 이 시장이 세계 반도체의 60%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강한 메모리(데이터 저장·기억)는 전체의 40%다. 시스템반도체가 특정 산업의 호·불황에 크게 영향이 없는 장점도 있다. 반면 메모리는 '생산 후 판매'라서 수요-공급이 맞지 않으면 가격이 급변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 등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면서 "한국이 반도체 전환기의 '골든타임'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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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반도체 시장의 강자는 미국(1위·70%)이다. 한국의 점유율은 2009년 2.9%에서 지난해 3.1%로 10년간 제자리걸음 중이다. 설계분야인 팹리스 시장에서 한국기업 실리콘웍스가 매출 7억 달러(19위)로 체면치레했다. 팹리스 10대 기업 중 미국이 6곳, 중국계가 4곳인 가운데 우리 정부는 지난해 1.6%인 팹리스 점유율을 2030년 10%로 올리기로 했다.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는 대만 TSMC가 1위(342억 달러)인 가운데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이 2위(104억 달러)로 격차가 크다. 우리 기업인 DB하이텍은 11위다. 산업부 박종원 과장은 "우리 파운드리 점유율(16%)이 2030년 35%가 되면 1위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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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5대 과제로 ▶팹리스 수요 창출▶파운드리 지원▶상생 생태계 조성▶인력육성▶기술개발을 제시했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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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팹리스는 반도체 설계가 필요한 수요기업과의 협력 플랫폼(얼라이언스 2.0)을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수요가 많고 국내 기업 경쟁력이 높은 자동차, 바이오, 에너지, 사물인터넷(IoT)가전, 기계·로봇의 5대 분야에 집중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1000억 원대의 전용 펀드를 신설하는 등 창업-성장 원스톱 서비스를 추진한다. 얼라이언스 2.0에서 발굴된 유망기술은 정부 R&D 예산(연 300억원)에 우선 반영할 예정이다.

안기현 반도체협회 상무는 "파운드리는 사실 대기업 영역이라 의지와 투자금이 있으면 키울 수 있는데 문제는 팹리스"라면서 "팹리스에 중소기업이 많은데 이들이 맘 놓고 신제품 연구개발을 하게 투자·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국민안전(범죄예방·화재감시 등)·국방·교통(스마트 하이웨이) 등에 적용할 수 있다. 박종원 과장은 "노후화된 CCTV를 시스템반도체가 탑재된 지능형 CCTV로 교체해 안전을 높이고 범죄 예방에도 기여하는 공공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중견 파운드리의 시설투자 금융 지원에 나선다. ‘산업구조 고도화 지원프로그램(산업은행)’을 활용할 경우 대출·투자 방식으로 기업당 시설자금 최대 2500억원(운영자금 최대 3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대책을 통해 팹리스(설계)-파운드리(생산) 간의 상생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최종 목표다.

인력·기술 투자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기준 3만3000명인 인력을 2030년 6만명으로 늘린다. 증원되는 2만7000명 중에 고급 전문인력 1만7000명은 신규 양성한다. 2021년부터 연세대·고려대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해 기존 정원외로 연 80명을 받고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등록금 지원·졸업 후 채용 우대 등의 특전도 준다. 또 폴리텍대학(안성)을 반도체 특화형으로 전환해 설계 교육센터 지원을 확대한다. 안기현 상무는 "2곳을 신설할 예정이지만 아직 부족하다"면서 인력 추가 확대를 주문했다.

인공지능(AI)·바이오·자동차 반도체 등 차세대 기술개발에 향후 10년간 산업부와 과기정통부가 1조원을 투자한다. 기재부 산업경제과 천재호 과장은 "최근 5년간 R&D 예타사업 중 1조원 이상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용어설명
☞팹리스(fabless): 반도체 제조 공정 중 설계와 개발을 전문화한 회사.
☞파운드리(foundry): 반도체 제조를 전담하는 생산 전문기업이다. 팹리스의 생산부분을 맡아주는 사업을 파운드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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