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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지난해 명품 사는 데 132조원 썼다"

중앙일보

입력

맥킨지, 80~90년대생이 중국 명품 소비 주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25년 중국인은 전 세계 명품 40%를 쓸어담을 것이다."
세계적 컨설팅그룹 맥킨지가 전망했다. 맥킨지는 최근 낸 '2019년 중국 럭셔리 시장 보고서'에서 중국의 1980~90년대 이후 출생한 세대가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중국의 소비 증가세가 꺾이더라도 명품은 죽지 않을 것이라고 시각이다.

맥킨지보고서, "2025년엔 전 세계 명품 40% 쓸어담을 것"

맥킨지에 따르면 중국인은 지난해 명품을 사들이는 데 1150억 달러(약 132조원)를 썼다. 이는 전 세계 3580억원 달러 규모의 가방·의류·신발·시계·보석 등 명품 시장의 32%를 차지한다. 2025년엔 182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전 세계 명품 시장이 연 평균 2% 성장할 때 중국은 6%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명품 소비는 'MZ 세대'가 주도했다. 1980년대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90년대 이후 출생한 Z세대다. 80년대생은 '바링허우(八零後)', 90년대생은 '주링허우(九零後)'로 불린다.

바링허우·주링허우의 비중은 전체의 78%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주링허우가 명품을 사는 데 쓴 돈은 1700억 위안(약 29조원)으로 부모세대(1965~1979년생)의 지출액(1850억 위안·약 31조원)과 맞먹었다. 지난해 명품을 구매한 중국인 1000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다.

중국의 젊은 세대에게 명품은 새로운 경험이다. 명품 구매자 중 바링허우의 31%, 주링허우의 50%는 지난해 처음 명품 소비시장에 들어섰다. 이들에게 명품은 "사회적 자산"이기도 하다. 도시 소비자 집단 속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수단인 동시에 공통의 사회적 경험과 라이프스타일로 진입하는 문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또 "명품이라는 사회적 자산은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지속해서 업데이트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부모세대처럼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지만, 정보를 얻는 채널은 뉴미디어였다. 명품 브랜드의 홈페이지 등 공식 채널보다는 입소문과 '핵심 오피니언 리더(Key Opinion Leaders·KOL)'가 우선이었다. 한정판 행사와 인플루언서를 통한 이벤트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맥킨지에 따르면 명품과 관련한 SNS 팔로워는 브랜드보다 KOL이 더 많다. 웨이보의 경우 양미(Mini Yang)·안젤라베이비(Angelababy), 티파니 탕(Tiffany Tang)·왕쥔카이(Karry Wang)·차이쉬쿤(August Cai) 등 연예인 인플루언서가 1~5위를 차지했으며, 코치와 루이뷔통 등 유명 브랜드의 공식 계정은 10위권 밖이었다.

위챗에서도 양미에 이어 야오징벤얼(Yaojingbianer)·아화화장(Ahhj)·레베카(Rebecca)·고고보이(gogoboi) 등 연예인·KOL이 1~5위를 차지했으며, 코치와 구찌는 각각 6위와 8위였다.

란 루안 맥킨지 상하이사무소 파트너는 "명품을 선호하는 중국의 젊은 소비자는 전통보다 미래에 더 관심이 많다"며 "명품 브랜드는 각자의 스토리를 현대화해 디지털 채널을 통해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구매가 이뤄지는 장소는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92%) 매장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또 "매장 방문 경험이 구매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답한 응답자가 90%에 달했다. KOL·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정보를 얻지만, 이커머스를 통한 구매는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대니얼 지프서 맥킨지 상하이사무소 소비자·소매 부문 리더는 "중국의 젊은 소비층은 참여와 구매, 국내와 해외,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며 "브랜드는 디지털에서 성공해야 할 뿐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와 기능, 지역 간 사업부를 순조롭게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맥킨지의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석 달 동안 진행됐으며, 조사 시점 기준 1년 동안 명품을 구매한 18~52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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