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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가진 막내의 반란, 희망 본 한국 남자 탁구

중앙일보

입력

개인 첫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의 막내 안재현. 28일 4강전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대한탁구협회]

개인 첫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의 막내 안재현. 28일 4강전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대한탁구협회]

  첫 세계탁구선수권 출전에 이변을 일으켰던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 막내 안재현(20·삼성생명)의 반란이 4강에서 멈췄다. 그래도 희망을 봤다.

안재현, 세계선수권 4강서 스웨덴 선수에 패배 #그래도 첫 메이저 대회서 메달까지 따내 이변

안재현은 2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헝엑스포에서 열린 2019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개인전) 남자 단식 4강전에서 마티아스 팔크(스웨덴)와 풀세트 접전 끝에 3-4로 역전패했다. 처음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상위 랭커들을 연달아 따돌리고 4강까지 올라 내친 김에 결승까지 노렸던 막내 안재현의 반란은 아쉽게 멈춰섰다. 그래도 4강 진출자에게 주는 동메달을 땄다.

개인 첫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의 막내 안재현. 28일 4강전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대한탁구협회]

개인 첫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의 막내 안재현. 28일 4강전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대한탁구협회]

남자 탁구 세계 157위 안재현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예선 3경기를 거쳐 본선을 치렀다. 예선 3전 전승으로 본선 1회전(128강)에 오른 안재현의 첫 상대는 세계 14위 웡춘팅(홍콩)이었다. 그런데 안재현이 이 경기를 4-0 완승을 거뒀다. 이후 안재현은 승승장구했다. 특히 16강전에서 세계 4위, 일본의 탁구 천재 하리모토 도모카즈(16)를 4-2로 꺾은 건 최고의 순간이었다. 이어 8강전에서도 세계 10위이자 국내 남자 탁구의 '대세' 장우진(24·미래에셋대우)마저 4-3으로 물리치고 메달까지 확보했다.

안재현에겐 이번 대회가 뜻깊은 경험이었다. 경기 후 국내 취재진과 만난 안재현은 "(4강전에서) 경험도 부족했고 적극적으로 했어야 했는데 소극적으로 했다. 이길 수 있는 찬스고, 올라가서 결승도 해봤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재현은 "4강 올라올지 모르고 왔는데 매 경기 최선 다하다 보니 톱랭커들도 이겼다. 8강에서 장우진 형 이기고 올라갔는데 4강에서 지니까 죄송했다"면서 "내가 하던 대로 하다 보면 앞으로 조금 더 좋은 경기와 성적이 나지 않을까 한다. 다음 대회는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개인 첫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의 막내 안재현. 27일 8강전에서 장우진을 누르고 4강에 오른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대한탁구협회]

개인 첫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의 막내 안재현. 27일 8강전에서 장우진을 누르고 4강에 오른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대한탁구협회]

김택수 남자 탁구대표팀 감독도 "150위권 선수가 이렇게 온 것은 기적이다. 한국 탁구에 스토리를 만들었다. 세계선수권 최대 이슈"라면서 "톱 선수들과 대등하거나 앞선 경기를 했다. 앞으로 희망적이고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대표팀 선배 선수들도 안재현의 반란에 자극을 받았다. 정영식(27·미래에셋대우)은 "재현이가 이번 대회를 진짜 열심히 준비했다. 내가 20살 때 생각이 났다. 나는 개인과 단체전 등 10번째 세계선수권인데 질 때가 많았다. 그러나 재현이가 이번 대회 잘 해나가는 것을 보고 열정이 다시 생겼다"고 말했다.

안재현 외에도 남자 탁구는 단식에서 장우진이 8강, 이상수(삼성생명)와 정영식이 16강에 올라 가능성을 봤다. 김 감독은 "이상수, 정영식, 장우진 상위 랭커뿐 아니라 안재현까지 16강에 든 것은 성장한 부분이다. 그러나 안재현이 기대 이상으로 4강에 오른 반면에 이상수, 정영식이 16강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냥 넘기기는 안 될 것 같다. 결국 메달 따려면 16강 이상에서 강적들을 이겨야 하는데 그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세계선수권 일정을 모두 마친 한국 탁구대표팀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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