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진단·비 파괴분석 손쉬워진다 |방사광 가속기 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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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국내 과학기술계의 오랜 숙원사업이자 최대의 프로젝트인 포항공대의 제3세대형 방사광 가속기(PLS)가 설계를 끝내고 15일 착공된다·
가속기의 규모와 활용에 대해 사업책임자인 오세웅 박사(58 .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 겸 가속기연구 소장)에게 들어본다.
경북 포항시 지곡동 일대 20만평의 부지에 건설되는 PLS는 20억 전자볼트 규모로 93년 10월에 완공될 예정. 총 소요자금 7백4O억 원은 전액 포항제철이 부담한다는 것.
방사 광이란 높은 에너지의 전자 또는 양전자가 빛에 가까운 속도로 회전할 때 방출되는 고 밀도·고 강도의 전자기파를 말하며 이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는 장치가 방사 광 가속기다.
PLS는 전자빔(수백 억 개의 전자뭉치)을20억 전자볼트로 가속하는 선형가속기와 가속된 전자빔을 5∼8시간정도 저장하는 도넛형의 저장 링(SR)으로 돼있는데 선형가속기는 길이 2백20''t, 저장 링은 직경 89m·둘레 2백76m나 된다.
선형가속기에서 나온 전자빔이 운송·입사장치(길이 약1백m)를 거쳐 저장 링에 입사되면 링 둘레에 배치된 36개의 거대한 전자석(길이 1.lm,무게 8t)에 의해 무한원형궤도를 광속과 거의 같은 속도로 약 3백 억 번 돌게된다. 이때 전자들은 초 자외선 (VUV) 에서부터 강X선에 이르기까지 광범한 파장영역의 방사 광을 계속 방출하게된다.
이 방사 광을 각종 실험이나 연구에 이용하며 방사 광을 뽑아 쓸 수 있는 빔 라인은 70개로 계획돼있다. 이들이 다시 도중에 가지를 치기 때문에 링 주변에는 2백∼3백 개의 실험실 설치가 가능하다.
PLS건설을 위해 미국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의「버크너」박사 등 세계 주요 가속기 연구소장 급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설치돼있고 미국 알곤 연구소의 조량내 박사(57),
브룩헤이븐 연구소의 이용영 박사(50),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의 김광제 박사(46) 등 세계적 물리학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오 교수는 설계를 포함, 약 70%정도를 국산화할 계획으로 현대·효성·쌍룡 등과 협의 중에 있다고 말하고 지난해 가속기를 완공한 바 있는 중국과도 기술 및 시설도입이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중국의 고능 물리연구소 팀이 다녀간데 이어 8월에도 12명의 전문가가 내한할 예정.
방사 광 가속기는 최고수준의 기초연구와 첨단기술에 필수적인 시설로 현재 10억 전자볼트 급 이상의 세계적인 규모로는 미·일·영·독·불·소·이·중국 등 8개국이 보유하고 있고 대만과 브라질이 건설중이다.
김호길 학장은 PLS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가장 큰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건설은 정부대신 민간 측이 하기로 했지만 완공후의 운영은 정부에서 지원해주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 광을 이용해 물리학·생물학·재료공학·화학공학·반도체연구 등에 광범하게 응용되고 특히 고분해능의 X선을 이용함으로써 256MD 램과 같은 초고집적회로 제작과 관상동맥 등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또 가속기건설을 통해 초고진공기술·컴퓨터제어 기술·고주파발생 기술·초강력 정밀전자석 제작기술 등 기술의 파급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기대된다.
가속기가 완공되면 연구실은 포항공대·포철의1백50명을 포함, 전국의 이 분야 전문가 약1천5백 명이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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