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음식점 종업원 70%가 월급 200만원 미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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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업종의 취업자 수가 지난해 하반기 크게 줄었다. 통계청이 23일 공개한 ‘2018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취업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산업은 음식점업이었다. 10만4000명이 감소했다. 이어 고용 알선 및 인력 공급업(-8만5000명), 종합 소매업(-3만7000명), 육상 여객 운송업(-2만8000명) 등의 순이었다.

최저임금 영향 업종 취업자 급감 #음식점업 1년새 10만여 명 줄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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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별로는 매장 판매 종사자(-6만3000명), 건설 및 광업 단순 종사자(-4만8000명), 자동차 운전원(-4만명), 식음료 서비스 종사자(-3만8000명) 등의 순으로 많이 줄었다. 민간 소비가 부진한 데다, 상대적으로 저임금 취업자가 많은 산업·직업군이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감소의 타격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취약계층이 많이 일하는 곳으로 분류되는 업종에서 타격을 받은 상황”이라며 “계속 이어지는 경기 부진의 영향에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시행이 충격을 배가시켰다”라고 진단했다.

반면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산업은 비거주 복지시설 운영업(10만8000명), 병원(5만명), 작물 재배업(3만9000명), 기타교육기관(3만8000명) 순이었다. 복지·저출산·귀농 정책 등으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한 산업으로 분류된다. 직업별로는 작물 재배 종사자, 돌봄 및 보건 서비스 종사자 등의 증가 폭이 큰 편이었다.

전체 취업자 중 임금 근로자 2024만명의 월 임금 수준은 ▶100만원 미만이 10.2% ▶100만원~200만원 미만이 27.1% ▶200~300만원 미만이 29.7% ▶300~400만원 미만이 16.3% ▶400만원 이상이 16.8%였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의 효과로 200만원 이상 비중이 62.7%로 전년보다 4.4%포인트 올랐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농림어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높았다. 농림어업 분야 근로자는 73.8%가, 숙박 및 음식점업 근로자는 70.2%가 월급이 200만원 미만이었다. 반면 금융 및 보험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정보통신업은 400만원 이상 월급을 받는 비중이 각각 36.7%·36.2%·33.5%로 높게 나타났다. 직업으로 구분하면 월급이 400만원 이상인 근로자 비중은 ‘관리자 직군’이 76.9%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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