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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저승사자 훅 "한국만 제재 연장 안 된다, 사전 통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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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 특별대표가 22일(현지시간) 오후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한국만 이란 원유 수입 제재 면제를 연장해줄 순 없다"고 말했다.[이광조 JTBC 카메라기자]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 특별대표가 22일(현지시간) 오후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한국만 이란 원유 수입 제재 면제를 연장해줄 순 없다"고 말했다.[이광조 JTBC 카메라기자]

브라이언 훅 미국 국무부 이란 특별대표가 22일 “한국만 예외로 이란 원유 수입 제재 면제를 연장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훅 특별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에 6개월 한시적인 제재 면제의 갱신은 없을 것이라고 사전 통보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북한처럼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를 보유하는 것을 절대 허용할 수 없다”며 “한국에 힘든 결정인 점은 이해하지만, 더 큰 대의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저승사자'로 불릴 만큼 강경파인 훅 특별대표는 "한국 휼륭하고 강력한 동맹"이라며 예의를 차리면서도 제재 이행에는 단호했다. 5월 2일까지 이란 원유 수입을 제로로 줄이지 못할 경우 가혹한 제재에 직면하게 되느냐는 질문에 “가정적 상황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제재 위반으로) 국제 금융시장과 미국 시장에 접근할 수 없게 되는 건 이란 원유 수입의 가치와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래는 브라이언 훅 대표와 인터뷰 주요 문답.

국무부 이란 특별대표 본지 인터뷰 #"韓, 힘든 결정 이해하지만 대의 위한 것, #수입제로 못 만들면 美 시장 못 들어와, #이란, 北처럼 핵·ICBM 갖도록 용인 못해"

한미 간 제재 면제 연장 논의가 많았는데 한국 정부에 사전 통보를 했나.
“물론이다. 한국은 미국의 훌륭한 동맹국이고,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한국 외교부 장관, 나도 외교부의 상대방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우리는 매우 정례적으로 그들과 대화를 나눴을 뿐 아니라 물론 오늘 발표 전 사전 통보를 했다.”
한국 정부는 5월 2일까진 미국을 설득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했는데 연장받을 가능성이 있나.
“국무장관이 오늘 아침 ‘이란 정권에 대한 최대한 압박 캠페인을 위해 주요 제재 면제 5개국 어느 나라에도 면제를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따라서 한국만 제외될 수는 없다. (지난해 11월) 제재 면제 대상국 중 세 나라(대만ㆍ이탈리아ㆍ그리스)는 이미 수입 제로다. 실제 중국ㆍ인도ㆍ한국ㆍ일본ㆍ터키 다섯 나라만이 이란 원유 수입국이다. 우리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우방을 처벌하거나 피해를 주려는 게 아니라, 다섯 나라 역시 중동지역 평화와 안정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란이 혁명적 대의보다 보다 정상 국가처럼 행동하기 전까지 제재 면제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이란이 석유 수입으로 중동을 불안정하게 하는 것을 막는 유일한 길이다.”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 특별대표가 22일(현지시간) 오후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5월 2일까지 이란 원유 수입 제로를 만들지 못하면 국제 금융시스템은 물론 미국 시장도 접근하지 못할 것"고 경고했다.[이광조 JTBC 카메라기자]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 특별대표가 22일(현지시간) 오후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5월 2일까지 이란 원유 수입 제로를 만들지 못하면 국제 금융시스템은 물론 미국 시장도 접근하지 못할 것"고 경고했다.[이광조 JTBC 카메라기자]

한국은 미국 제재를 준수해 이란 원유 수입량을 3분의 1만큼 줄였고, 콘덴세이트(초경질유) 수입선을 미국으로 바꿨다.
“잘 알고 있다. 한국의 상대와 정기적으로 협의하기 때문에 그는 탁월하게 한국의 이익을 대변해왔다. 한국 외교는 매우 높은 수준에서 운영되고 있다. 한국은 매우 훌륭하고 강력한 동맹국으로서 우리와 중동 평화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고 있다. 이란은 원유 판매 대금으로 중동 전역의 꼭두각시들에게 자금을 지원해 시아파 초승달 지대(이라크-레바논-이란)를 만들어 패권을 쥐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에 (수입 중단이) 힘든 결정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더 큰 대의(大義)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란이 결코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갖추지 못하도록 보장해야 한다.”
이번 조치를 미국이 북한에 최대한 압박을 유지한다는 메시지로 해석하는 게 가능한가.
“오늘 발표는 테헤란 정권을 향해 보내는 메시지이지, 북한에 대한 메시지는 아니다. 다만 우리 행정부가 핵확산과 미사일 확산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는 보여준다. 북한과 이란은 확산을 주도하는 두 나라다. 그래서 내 동료인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북한에 대해 걱정하지만, 나도 북한의 확산 위협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우리가 과거와 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이미 얻은 것들을 이란도 가질 여건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북한이 핵ㆍ미사일 시험을 했듯 이란도 같은 열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계 선두의 테러 지원국이 핵무기를 갖도록 결코 허용할 순 없다.”
한국이 5월 2일까지 이란 원유 수입을 중단하지 못하면 혹독한 제재에 직면하게 되나.
“가정적인 상황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과거 이란 원유를 수입했던 20개국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를 탈퇴하기 전에 수입을 제로로 줄였다. 한 번 수입을 제로까지 중단한 나라들은 미국의 제재를 위반하려고 생각하지 않게 된다. 단지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국제 금융시스템에 대한 접근권을 잃을 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도 접근할 수 없게 된다. 이것들은 이란 원유를 수입하는 것과는 가치를 비교할 수조차 없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알려드립니다

이 기사가 나간 뒤 주한 이란대사관 언론홍보과에서 다음과 같은 반박문을 보내왔다.

1. 이란이슬람공화국은 유엔의 신실한 회원국으로 모든 국제사회의 규칙과 규정 및 국제사회의 윤리적 및 합법적 책임을 준수하고 모든 책임을 다해오고 있습니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는 2015년 7월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위원회이사국과 독일)사이에 타결된 국제적 합의로 이란이 국제사회의 의무와 합법적 책임을 준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입니다. 국제 사회의 조약 불이행 및 이란 핵합의의 일방적인 탈퇴 등 미국 행정부의 명백한 위반과 불법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현재 국제사회와 합법적인 의무와 책임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핵합의를 체결한 주요 4개국+1을 비롯한 국제 사회와 협력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2. 2018년 5월 미국 정부의 일방적인 이란 핵합의 탈퇴 선언은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02231에 확정된 다자간 및 국제사회의 조약을 명백하게 위반한 불법적인 조치입니다. 이에 이란이슬람공화국은 미국 정부의 이란 석유수입 금지 예외 조치 연장 및 연장 불허 방침은 무의미하고 무효한 조치라고 생각됩니다. 이란이슬람공화국은 무도한 미 정부의 불법적인 조치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엔의 규칙에 근거하여 권한과 의무를 최선을 다할 것이며, 모든 영역에서 특히 경제와 무역 부문에서 국제 사회와 한국과 같은 우방국들과 협력과 협업을 실질적으로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3. 이란은 유구한 역사와 문명을 바탕에 두고 있으며, 항상 평화를 추구하는 국가입니다. 어떠한 종교나 국가에 대한 폭력 및 테러 행위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테러리스트 집단과의 항쟁에 온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란이슬람공화국은 1979년부터 현재까지 40년 간 테러 활동과의 항쟁을 이어오며 이 기간 동안 수 천명 이상의 순교자들이 목숨을 바쳤으며 테러리즘의 가장 큰 희생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미국 고위관리들이 수 차례 시인하였듯이 알카에다와 IS와 같은 테러 집단에 대한 미국 정부의 폭넓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중동에서 위에 언급된 테러리스트 집단들과의 항쟁에 선봉에 서고 있습니다.

4. 이란이슬람공화국의 핵 프로그램의 본질은 전적으로 평화를 목적으로 하며 이 활동은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 아래 진행되며 수 차례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단으로부터 사실 확인을 검증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미 고위관리가 이란의 평화적인 핵 프로그램과 북한의 군사적 핵 프로그램을 비교하는 것은 전적으로 이란포비아를 장려하여 이란에 대한 미 정부의 적대적인 선전을 확산시키고 이란이슬람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불법적이고 탄압적인 압박이 정당함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이란이슬람공화국은 국제 원자력기구와 핵확산금지조약의 오랜 회원국으로 모든 의무와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발행된 14개의 보고서에는 국제원자력기구 사무 총장이 최근 몇 년간 평화적인 핵 활동과 관련한 이란의 책임과 합법적인 의무 수행을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언론홍보과

주한이란이슬람공화국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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