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평당과 합당 없다”, 安심 영향 받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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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 서울시장에 출마해 낙마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 손학규 선대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6.13지방선거 서울시장에 출마해 낙마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 손학규 선대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2일 “여러 차례 민주평화당과의 합당은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칫 호남지대(호남정당)로 오해할 수 있다. 합당ㆍ연대를 얘기할 때가 전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제기된 이른바 '제3지대론'을 일축한 것이다.

민평당과의 합당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제3지대론’은 지난 14일 손 대표와 당내 호남지역 일부 의원들의 만찬을 계기로 증폭됐다. 참석자인 박주선 의원은 만찬 이후 “(민평당과 합당하는) 제3지대론에 손 대표가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제3지대론에 손대표가) 공감을 하면서도 어정쩡한 것은 바른정당계 반대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류를 손 대표가 직접 나서 진화한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바른미래당이 이제 와서 다른 당과 통합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손 대표가 제3지대론을 전면 부인하자 일각에선 "‘안심(安心)’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철수 전 의원의 측근인 이태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전 대표와 20일 통화했다”며 “바른미래당의 통합 정신이 훼손돼선 안 된다. 지금은 어렵지만 한국정치를 바꾸려는 소중한 정당 아니냐는 의견을 줬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이 현재 당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민평당과의 합당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손 대표로선 일찌감치 등을 돌린 바른정당계에 이어 안 전 의원마저 비토 분위기로 돌아서면 당내 입지가 더욱 좁아지기에, 민평당과의 합당 이슈를 우선 수면 아래로 잠재우려는 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손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과 관련해선 “최고위원회의를 정상으로 운영해야 하지 않겠나”고 강조했다. 최고위를 보이콧한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등이 제기한 ‘지도부 총사퇴론’에 정면돌파 의지를 재천명한 것이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21일 페이스북에 “우리 당엔 인재가 많다. 현 지도부가 물러나도 대체할 인재들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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