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기업에 종업원 지주제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최근 미국에서는 종업원 지주제의 도입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80년대 후반 들어 우량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종업원지주제는 최근 2년 동안 로키드사·폴라로이드사·ITT사·안하이저 부쉬사 등 2백여개 대기업이 이 제도를 채택하는 등 미국 전역의 기업에 유행처럼 번지고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주요 신문에서는 거의 매일 종업원지주제에 관한 기사를 다루고 있으며,「종업원 지주제는 만능인가」등 이 제도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계속 일고있다.
불과 수년전 까지만 해도 생각할 수 없었던 종업원 지주제가 갑자기 붐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은 일본기업에 밀리고 있는 미국기업들이 일본식 경영의 큰 장점으로 이 제도에 눈을 돌리게 됐고, 기업주들이 이 제도야말로 미국기업들이 안고 있는 제반문제들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즉 각 기업은 종업원지주제의 도입을 통해 종업원에게 주식을 나눠줌으로써 금리·배당 면에서 세제혜택을 받는 동시에, 현금대신 앞으로 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주식을 연금기금으로 각출하기 때문에 종업원 퇴직금 지급시 인상분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또 종업원 지주제는 주식공개 매입(TOB)방지에도 큰 역할을 하고있다.
특정기업이 어떤 사의 주식을 공개 매입하려면 주법에 따라 해당사의 주주 85%의 승인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종업원에게 15∼20%의 주식을 배분하면 TOB는 사실 불가능해져 경영자는 안심하고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이점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도의 도입으로「회사=나」라는 동일체의식을 심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국제경쟁력을 회복시키는 한편, 퇴직 후에 받는 연금은 주가에 따라 좌우되므로 종업원들이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그러나 미 업계 일부에서는 이 제도가 세금을 줄이기 위한 속임 수단이며 경영자의 절망적인 몸부림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으며 종업원지주제 도입이 발언권을 준다거나 경영권을 인정하는 등 종업원의 능력개발에 적극적인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유상 증자시 우리사주의 대량실권사태가 일어나는 등 종업원 지주제가 점차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것과는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박의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