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웨인 루니 여자친구도 초콜릿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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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LG전자의 '초콜릿폰'이 해외에서도 힘을 내고 있다. 초콜릿폰은 최근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 시상식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회사를 '올해 디자인팀'으로 올려 놓았다. 또 유럽 언론들이 독일 월드컵 축국대회의 영국 대표팀 웨인 루니 선수의 여자친구가 초콜릿폰을 사용한다는 소식을 보도해 이 단말기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런 돌풍을 이끈 사람은 배재훈(53.사진) LG전자 OPEN사업담당 부사장이다. OPEN사업은 유럽방식(GSM) 해외영업을 총괄하는 사업부문. 배 부사장은 "초콜릿폰은 유럽에서는 '연예인'폰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 인사가 특히 많이 쓴다"며 "해외 출시 두 달 만에 120만 대 넘게 팔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를 '유럽시장 공략의 해'로 정했다. 그는 "휴대전화기 시장(8억여 대)에서 GSM과 CDMA(미국 방식)가 8대 2 비율"이라며 "우리는 그동안 CDMA에 치중했으나 지금부터는 GSM에 힘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는 올 5월 초콜릿폰을 유럽에 선보이면서 GSM시장 공략에 팔을 걷었다.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에 연구개발(R&D) 기지와 디자인센터를 두고 유럽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폰을 개발하고 있다. 배 부사장은 초콜릿폰이 고가 전략(프리미엄) 단말기의 첨병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초콜릿폰은 성능 경쟁보다 감성을 자극하는 '패션 디자인'이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유럽지역 판매목표량도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1200만 대로 잡았다. 또 이달에 중남미 시장에 GSM 초콜릿폰을 선보이는 등 초콜릿폰의 시장을 세계로 넓힐 계획이다.

배 부사장은 1975년 (고려대 전자공학) 대학졸업 후 소니의 국내 합작사에 들어가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83년 LG에 입사했다. 96년 반도체 미국법인장, 2000년 정보통신 북미법인장, 2003년 단말기 미주법인장 등으로 일하면서 회사 안에선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가 요즘 직원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책이 있다. '전략의 본질'(The LEADERSHIP of WINNERS, 노나카 이쿠지로 등 6인 공저, 임해성 옮김, 비즈니스맵 출판)이라는 책이다. 그는 이 책에 나온 '전략은 유리한 상황에선 승패에 큰 기여를 못하지만 어려운 시기엔 최고의 경쟁력으로 빛을 발한다'는 문구를 모임에서 자주 인용한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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