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바다 한가운데를 표류 중이던 개 한 마리가 해안가에서 220여㎞ 떨어진 석유 굴착장의 작업자들에게 발견돼 구조됐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남부 타이만에 위치한 셰브론 소유 원유시추선에서 일하던 굴착장 작업자들은 지난 12일 오후 시추선 인근의 바다에서 탈진한 상태로 헤엄치고 있는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들은 구조를 위해 개에게 소리쳤고, 이를 들은 개가 시추선의 하부 지지구조물에 몸을 기대며 그들을 향해 헤엄쳐 다가왔다. 작업자들은 준비한 로프를 사용해 개를 끌어올렸고 망망대해를 떠돌던 이 개는 극적으로 구조됐다. 개를 구조한 굴착장 작업자 비티삭 페야라는 "만약 파도가 있었다면 아마 보이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그것을 발견한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구조를 마친 굴착장 작업자들은 이 개에게 태국말로 ‘구조된 자’, ‘생존자’ 등을 뜻하는 ‘분로드’(Boonrod)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분로드는 오랜 시간 바다를 헤엄친 듯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또한 표류 중 바닷물을 들이켜 탈수 증세도 있어 보였다. 이에 굴착장 작업자들은 분로드를 위해 식수와 고깃뭉치 등의 먹이를 주고, 바닷물에 젖은 털을 깨끗이 씻겨 회복을 도왔다.
분로드가 왜 바다 한가운데를 표류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지 매체는 이 개가 조업에 나선 어선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분로드는 지난 14일 시추선 주변을 지나는 한 석유 선박으로 옮겨져 태국 남부에 있는 동물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송된 후 건강을 회복한 분로드는 현지 동물보호단체인 와치독에서 보살필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