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인도네시아 선거가 17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유권자만 2억 명에 달한다. 국토가 동서로 5000㎞에 걸쳐 길게 뻗어있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동부와 서부는 2시간의 시차가 난다. 투표는 지역별로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현지시간)까지 진행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인도네시아 선거에는 약 1억9280만 명이 유권자 등록을 마쳤다. 인구 규모로 따졌을 때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 중 인도,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이는 하루 일정으로 진행되는 선거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사상 처음으로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이 동시에 치러지면서 유권자 한 명당 기표해야 할 투표용지만 5장에 이른다. 일부 투표용지는 A2 용지에 인쇄돼 포스터만큼이나 크다. 의원 후보로 출마한 사람만 전국적으로 약 25만 명에 달한다.
말 타고, 코끼리 타고...산 넘고 물 건너 투표함 운반 #조코 위도도 재선 가능성 높은 듯...선거 결과는 5월에 나와
자바 섬, 수마트라 섬, 술라웨시 섬 등 큰 섬을 비롯해 1만7000여개 섬으로 구성된 군도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이번 선거를 위해 전국에 80만9500개에 이르는 투표소를 설치했다.
각 섬과 오지에 투표함을 운반하는 것도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선거 담당자들은 말과 코끼리, 뗏목까지 동원해 투표함을 선거구에 옮겨야 했다. 투표소 인근 보안을 위해 약 50만 명의 경찰 및 군 병력이 투입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대통령 자리를 놓고 조코 위도도 현 대통령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 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68)가 '리턴매치'를 한다. 두 사람은 지난 2014년 대선에서도 격돌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약 800만 표, 6%포인트(p) 차이로 당선됐다.
달라진 것은 5년 전 야권 지도자였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도전자' 입장이었다면, 이번엔 프라보워 후보가 조코 위도도의 재선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로썬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비교적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 선거의 출구 조사 결과는 투표 당일 공개되지만, 공식적인 당선자 발표는 개표 작업을 거쳐 5월 중 이뤄질 전망이다. 대선에서 승리한 후보는 오는 10월 취임하게 된다.
변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