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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일본 쇠고기 수입금지 풀고, 일본은 일대일로 포럼 참석 하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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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과 중국이 고공 외교를 통해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14일 밤 양국 고위 관료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고위급 경제대화’를 열고 양국 간 현안에 대해 긴밀히 논의한 데 이어 15일에는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상이 리커창(李克強) 총리를 만나 일·중 관계 발전을 위한 회담을 가졌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한·일 관계와 달리 실리 외교

양국 간 고위급 경제대화는 지난해 4월 이후 다섯 번째다. 이번 고위급 경제대화에서 양국은 어느 정도 실익을 주고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일본은 자국산 쇠고기의 중국 수출에 필요한 동물위생검역협정 체결에 실질적으로 합의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은 2001년 일본에서 광우병(BSE·우해면상뇌증)이 발생하자 일본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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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고노 외상은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수출 금지를 풀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며 “협정을 신속히 발효시킬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번 협정을 계기로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사고 이후 중단된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의 농수산물 수출 문제도 조속히 풀겠다는 방침이다.

중국도 선물을 받았다. 일본은 중국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포럼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약속했다. 포럼은 오는 26일부터 양일간 베이징에서 열린다.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일대일로에 일본이) 보다 적극적이고 명확한 태도로 참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는 중국이 건국 70주년이고 일본은 조만간 ‘레이와(令和) 시대’로 접어드는 만큼 양국 관계는 새로운 출발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간 관계 회복의 화룡점정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첫 방일로 꼽힌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다음달 중국 외교 톱인 양제츠(楊潔篪) 정치국원(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일본을 찾아 시 주석의 방일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오는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중·일이 전략적인 타협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일 간에는 정상회담 협의조차 진전이 없어 보인다”며 “한국이 징용공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빨리 밝히고 일본과의 적극적인 관계 개선에 나서야 북한 문제도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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