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정은 하노이 경호한 SUV, 중국군이 10년 타던 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 인민해방군이 사용하던 일제 고급승용차가 북한으로 밀수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15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이 보도한 고급승용차는 도요타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랜드크루저’다. 랜드크루저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호팀이 사용했던 차량과 같은 차종이다.

지지통신 "中인민군 타던 '랜드크루저' 단둥 통해 밀수" #하노이 회담서 등장 김위원장 경호차량과 같은 차종 #

도요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랜드크루저. [사진 도요타 홈페이지]

도요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랜드크루저. [사진 도요타 홈페이지]

통신은 북·중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인민해방군이 사용했던 일제 고급 승용차가 북·중 국경도시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을 통해 북한에 밀수됐다고 전했다. 이어 “유엔 대북 제재 등으로 인해, 고급 자동차는 사치품으로 북한으로 수출이 금지되어 있으나, 북·중 국경에서 비공식 루트를 통해 북한으로 다수의 수입품이 밀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호차량이 하노이 시내의 한 호텔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호차량이 하노이 시내의 한 호텔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신은 “올 3월 단둥에서 북한에 반입된다는 도요타 ‘랜드크루저’ 2대의 사진이 촬영됐다”면서 “2대는 원래 중국군에서 사용된 것으로, 정식으로 폐차되지 않은 채 북한으로 횡령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 내 어떤 조직에 팔렸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위원장을 경호하기 위한 차량으로 검정색 랜드크루저 2대가 고려항공을 통해 운반된 바 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하노이에 도착한 고려항공 수송기에서 장비와 물품 등이 하역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하노이에 도착한 고려항공 수송기에서 장비와 물품 등이 하역되고 있다. [연합뉴스]

통신에 따르면 3월 단둥에서 포착된 밀수차량 랜드크루저는 1대당 약 1만3000달러(약 1472만원)에 해당한다. 10년 이상 사용된 차량으로 보여지나, 북한으로 반입될 때, 도장을 새로 하는 등 외관이 깨끗하게 정비됐다고 한다. 통신은 “중국군이 조직적으로 관여한 것이 아니라, 일부 군 관계자가 용돈벌이로 중고차를 횡령했을 것”이라고 소식통의 추측도 전했다.

중고차는 중국 세관에서 정식 절차를 밟지 않고, 배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단속망을 피해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승용차뿐 아니라, 중고 건설용 중기계도 밀수된다. 밀수는 전문 청부업자가 있어서, 국경경비 당국 안에도 협력자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