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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문 대통령 산불 루머 75명 고발…야당 "진실부터 밝혀라"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권칠승(오른쪽)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송기헌(가운데) 의원이 강원산불 허위조작정보 관련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12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오른쪽)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송기헌(가운데) 의원이 강원산불 허위조작정보 관련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12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강원도 산불 발생 당시 문재인 대통령 행적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제작·유포한 사람들을 12일 무더기로 고발했다. 전날(11일) 청와대가 “엄정한 법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노영민 비서실장)고 발표한 데 이어 민주당이 법적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민주당 송기헌 법률위원장과 권칠승 의원 등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해 가짜뉴스를 제작·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과 유튜브 채널 ‘진성호 방송’, ‘신의 한 수’ 등 75명을 고발했다. 민주당은 이들이 지난 4일 강원도에 산불이 발생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술을 마시느라’ 혹은 ‘보톡스를 맞느라’ 산불 진화가 늦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송 위원장은 이날 고발장을 제출하며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는데 악의적으로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의도적으로 배포하는 거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권칠승 의원은 “우리 사회를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문제란 생각이 들어서 저희 당에서 과감히 대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발당한 75명에 현역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된 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의 강원도 대화재 막장 대처 총정리’ 글을 공유했다. 이 글은 산불이 시작된 지난 4일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정부의 대응을 순차적으로 정리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신문의 날’을 기념해 술을 마시느라 산불 대응 관련 지시가 늦어졌다는 내용이다.

민주당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회는 김 의원이 공유한 해당 글을 이번 산불과 관련한 최초의 가짜뉴스로 보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이라고 고발을 안 하면 이를 퍼뜨렸던 다른 사람도 안 해야 하는 거라 같이 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4월 6일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페이스북에 퍼올린 글. 문재인 대통령이 술을 마시느라 강원도 산불 진화 지시가 늦어졌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순례 의원 페이스북 캡쳐]

4월 6일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페이스북에 퍼올린 글. 문재인 대통령이 술을 마시느라 강원도 산불 진화 지시가 늦어졌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순례 의원 페이스북 캡쳐]

‘진성호 방송’을 운영하는 진성호 전 한나라당 의원은 6일 방송에서 “5시간이 지나서 문재인 대통령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표정이나 얼굴이 좀 술을 마신 듯한 모습이었습니다”라며 음주 의혹을 제기해 피고발인에 포함됐고, 신혜식씨는 유튜브 방송 ‘신의 한 수’에서 “몇 시간 안 돼서 이렇게 턱선이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보톡스 주입 의혹을 제기해 고발됐다.

송 위원장은 "(가짜뉴스 논란이) 너무 반복해서 벌어지니까 정상적인 국회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며 "고발 취하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화재 당일 행적을 정확히 밝히는 게 먼저라는 입장이다. 이날 라디오에 출연한 백승주 한국당 의원은 "가짜뉴스는 물론 근절돼야 하지만 가짜뉴스를 극복하는 방법은 진실을 그대로 공개하면 된다"며 "밝힐 건 밝혀서 가짜뉴스가 밝혀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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