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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억원 뇌물 숨긴 中 관리 “돈 받으면 뭐하나 쓸 수가 없는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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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기사내용과 관계 없음. [픽사베이]

위 이미지는 기사내용과 관계 없음. [픽사베이]

중국 지방 정부 관리가 255억원 이상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18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 관리는 자신이 본 영화 속 한 장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뇌물의 상당액을 닭장, 석탄 창고, 물탱크 등에 감춰뒀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펑파이신문(彭拜新聞)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퉁랴오(通遼)시 중급 인민법원은 1억5000만 위안(약 255억 원) 이상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양궈원(58) 전 우란차부시 지닝구 당서기에게 징역 18년 형을 선고했다.

판결에 따르면 양궈원은 14년 동안 승진이나 정부 발주 사업의 계약 등을 대가로 사업가와 공무원 등 110명에게 뇌물을 챙겨 받았다. 양궈원은 뇌물 액수가 많아지자 닭장, 석탄 창고, 물탱크 등을 특별한 은닉처로 사용했다. 공안당국이 양궈원의 범죄 행위를 적발할 당시 은닉처에는 현금, 금, 고급 시계 등 2000만 위안(약 34억원) 상당의 귀중품이 발견됐다. 이 밖에도 8건의 부동산을 신고하지 않고 소유하고 있었으며, 지인 명의의 은행 계좌에 8000만 위안(약 136억원)을 숨겨놓고 있었다.

1981년 네이멍구 량청(凉城)현 재무국의 말단 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양궈원은 우란차부시 지닝구 당서기까지 올라왔다. 범죄 사실이 드러나자 양궈원의 부인은 "그렇게 많은 뇌물을 받아봤자 무슨 소용이 있느냐. 우리는 잡힐 것이 두려워 돈을 쓸 수 없었다"면서 "결국, 우리는 돈을 단지 보관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부정부패가 심각한 중국에서도 천연자원이 풍부한 네이멍구의 공직자 비리는 유명하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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