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 로버트 할리, 판매책 계좌에 수십만원 송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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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혐의로 8일 체포된 법률가이자 방송인 하일(60·미국명 로버트 할리)씨가 마약 판매책의 계좌에 수십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된 하씨는 지난달 중순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마약 공급책과 접촉해 필로폰을 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 씨가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압송되고 있다.[연합뉴스]

하씨는 지난달 말 마약 판매책의 계좌에 수십만원을 송금했다고 한다. 경찰은 하씨가 마약공급업자에게 산 필로폰을 이달 초 한 차례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전날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고 한다. 경찰은 하씨로부터 모발과 소변을 임의로 제출받아 마약 반응 간이검사를 한 뒤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했다.

경기남부경찰청, 8일 방송인 로버트 할리 체포 #오늘 2차 조사 받으러 출석하면서 "죄송합니다"

이날 오전 추가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로 압송된 하씨는 흰색 셔츠에 베이지색 점퍼와 회색 바지를 입고 검은색 모자와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그는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혼자 투약했느냐?"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한마디만 한 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조사실로 빠르게 들어갔다.

그는 이날 새벽 조사를 마친 뒤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되면서도 "죄송하다. 마음이 무겁다"며 사실상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하씨를 상대로 정확한 마약 구매량과 투약횟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예전에도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하씨에게 마약을 판매한 판매책도 수사할 예정"이라며 "이날 조사 후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출신인 하씨는 1986년부터 국제변호사로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예능 프로그램과 광고 등에서 유창한 부산 사투리와 입담으로 인기를 얻었다. 1997년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화한 그는 최근까지 부부 사이에 겪었던 에피소드를 털어놓는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녹화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