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나에 '마약 2종' 건넸다는데···연루된 연예인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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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가 지난 6일 오후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수원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마약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가 지난 6일 오후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수원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구속)씨에게 지난해 향정신성 의약품을 건넸다는 ‘연예인’에 대한 궁금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앞서 황씨는 지난 6일 영장실질심사 때 연예인 A씨를 언급했다. 그는 마약에 손을 댄 경위에 대해 “연예인인 지인 A씨의 권유”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과정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다만 경찰은 “아직 확인 중이라 실명을 밝힐 상황이 아니다”며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해 4월 A씨가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나제팜 성분이 함유된 약품 2종을 황씨에게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에게 모처에서 이를 건네받은 뒤 복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A씨를 단순 권유자가 아닌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이유다. 해당 약품은 의사의 처방전 없이는 구매·복용할 수 없다.

황씨가 지난 4일 경찰에 체포돼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황씨가 지난 4일 경찰에 체포돼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연루 가능성 연예인은 한명

황씨는 또 2015년 5~6월과 같은 해 9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도 받고 있는데, 경찰은 과거 필로폰 투약과 A씨와의 연관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황씨가 수면 상태일 때 강제로 마약을 투약받았다”는 주장도 흘러나오고 있다. 황씨가 투약한 것으로 의심받는 3개 시점 중 2015년 9월은 수사당국의 ‘봐주기’‘부실’ 수사 논란이 일고 있는 사건이다. 황씨는 당시 동갑내기인 조모(31)씨에게 필로폰 0.5g을 건넨 혐의 등으로 2015년 11월 서울 종로경찰서에 입건됐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반면 조씨는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3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현재까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연예인은 A씨 단 한명으로 확인됐다. 수사 대상인 2명의 피의자는 일반인이라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의 진술에 관해 확인할 내용이 아직 있다”며 “그가 말한 것으로 알려진 연예인 A씨가 어떤 사람이든 간에 시간이 되면 자연히 누군지 알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아직 실명을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앞으로의 혐의 적용·입증에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 2015년 서울 종로경찰서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의 수사대상이 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 [사진 황하나 인스타그램]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 2015년 서울 종로경찰서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의 수사대상이 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 [사진 황하나 인스타그램]

황씨, 지난 2월 폭로성 글 올렸다 삭제

앞서 황씨는 지난 2월 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폭로성 글을 올렸다 삭제한 바 있다. 그는 “(사람) 잘못 만나서 별일을 다 겪는다”고 썼다. 이 시점은 황씨의 과거 투약 의혹이 경찰에 제보된 이후다. 일각에선 이런 이유로 SNS 글 속 인물이 A씨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유명인과 A씨가 동일 인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황씨 역시 해당 글 말미에 “누구라고 단정 짓지 말아달라”며 “누구라고 말 안 했다. 반전이 있을 수 있지 않냐”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해당 유명인의 소속사로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한편 황씨는 경기도의 한 종합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해 있다 지난 4일 경찰에 체포됐다.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 시점과 비슷하다고 한다. 황씨가 정확히 어떤 증상으로 입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찰 안팎에서는 수사를 피하려 입원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다. 경찰이 가족을 설득, 체포영장 집행 후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압송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욱·최모란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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