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개 프랜차이즈 가맹점 33%만 "가맹본부와 신뢰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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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만곳에 달하는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33%만이 가맹본부와 신뢰관계를 쌓고 있다고 답했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프랜차이즈 산업 규모·해외진출·상생 협력·가맹본부·가맹점 운영 등의 현황을 조사한 2018년 프랜차이즈 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조사표본(2015년 1000개)을 1200개로 늘리고, 기업 규모와 지역별 현황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2017년 프랜차이즈 산업 매출(가맹본부+가맹점)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119조7000억원으로,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6.9%를 차지했다. 가맹본부 수는 4631개, 브랜드 수는 5741개였으며 가맹점 수는 24만8000개에 달했다. 가맹본부 수로 보면 한국은 4631개, 일본은 1339개다. 즉, 우리나라는 일본과 비교해 가맹본부 수가 3.5배로 인구 규모(일본의 41%)보다 시장이 포화한 상황이다.

업종별로는 외식업(75%), 서비스업(19%, 교육·미용·세탁·자동차 수리 등), 도소매업(6%, 편의점·화장품·패션·종합소매점 등)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 중 가맹본부가 44%, 가맹점이 56%였으며 연평균 매출액은 가맹본부당 144억원, 가맹점당 2억8000만원이었다. 고용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125만6000명으로,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의 4.5%를 차지했다. 평균 고용인원은 가맹본부가 49명, 가맹점이 4명이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이 전체의 92.4%, 중견기업이 2.7%, 대기업이 0.7%를 각각 차지했다. 이렇게 프랜차이즈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매출의 70.4%, 고용의 47.7%, 매장 수의 44.2%를 차지했다.

생계형 창업이 59.2%…가맹점 33%만 "신뢰관계 형성"

가맹점 창업은 '생계형 창업'이 주를 이뤘다. 응답자의 59.2%는 안정적 소득을 위해, 11.5%는 생계수단이 마땅치 않아 창업했다고 밝혔다.  최근 1년간 가맹점 매출액에 대해 대다수가 비슷(63%)하거나 감소(34%)했다고 답했다.

가맹본부는 가맹점과 신뢰관계가 강하고 소통이 활발하다고 보는 데 반해, 가맹점은 저조하다고 답해 명확한 입장 차이가 확인됐다. 신뢰관계가 강하게 형성됐다고 답한 비율은 가맹본부 68.6%, 가맹점 33.7%였다. 또 소통이 원활하다고 답한 비율은 가맹본부는 77.3%였으나 가맹점은 39.8%에 그쳤다.

가맹본부의 8.8%가 가맹점과, 가맹점의 15.3%가 가맹본부와 불공정거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가맹본부는 가맹점과 결제대금 지연(33.2%) 등으로, 가맹점은 필수품목(11.4%) 등으로 가맹본부와 불공정거래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필수품목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자신 또는 자신이 지정한 자로부터 물품 등을 구매할 것을 강제(권장)하는 품목이다.

가맹점들은 애로사항으로 인건비 가중(22.9%), 경쟁점포 증가(19.8%)를 꼽았다. 가맹점들은 출점제한 등 영업권 보호(29.3%),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 개선(26%)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진출 인기 1위는 커피…진출국가는 중국이 52%

전체 가맹본부 중 7.6%가 해외진출 경험이 있고, 12.3%가 향후 해외진출 계획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커피(16.8%), 치킨(16.2%), 한식(15.8%) 등 외식업 진출이 활발했다. 진출 국가로는 중국(52%), 미국(20%)이 많았고 동남아가 뒤를 이었다. 동남아 나라별로 보면 말레이시아(13.6%), 필리핀(11.8%), 베트남(8.6%)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진출을 한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당 연평균 매출은 18억3000만원이었다. 해외 진출 시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분야는 금융·세제 지원(37.6%)이 가장 많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양적 성장을 벗어나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해외진출 확대와 상생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대구시 서구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 치킨 관련 업체가 뚜렷한 강세. [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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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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