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 일본 분교〃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레이건」전 미대통령이 졸업한 유리카 대학에서 당신도 학창생활을 보낼 수 있다.』
미국 대학들의 일본 내 분교 설립이 골드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 82년 템플대학이 동경분교를 세운 것을 필두로 현재까지 일본에 분교를 가지고 있거나 설립을 추진중인 대학만도 무려 1백51개교.
지난해 3월에는 사우스 일리노이 대학이 4백50명에 이르는 일본학생들을 입학시켰고 최근에는 펜실베이니아 웨스트체스트 대학과 에드먼즈 지역학교가 분교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이처럼 미국의 각 대학들이 앞다투어 일본 내 분교설립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실적 이유는 학교재원의 확보.
그러나 대학 당국자들은 일본학생들을 입학시킴으로써 일본산업계와 교류를 확대하고 미국의 대외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에 진출한 미국의 대학들은 서커스맨 학교에서부터 일반 대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강좌도 각양각색 이다.
그러나 일반 대학이 주를 이루고 있어 개설강좌는 일반교양 및 영어과정에 집중되어 있다.
학비는 사우스 일리노이대학 나카소 분교의 경우 연간 1만달러로 일본 대학보다 훨씬 비싼 편. 학교시설은 엉망으로 이 대학의 경우 나카소 시내의 황량한 한 오락관을 캠퍼스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비싼 학비와 낙후된 시설에도 불구하고 이 대학에는 정원 4백50명을 훨씬 초과해 입학 신청을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들 미국 대학들이 일본내 각 도시에 분교를 설립하는데는「미일 무역확대 촉진위원회」가 큰 역할을 담당한다.
미일간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미 민주당「게파트」하원 의원이 만든 이 위원회는 원래의 목적보다 미대학과 일본 도시간 분교설립 협상의 중개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많은 일본인들은 우후죽순처럼 불어나는 미 대학의 분교설립에 대해 미국식 사고와 학문의 침투를 우려,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미 대학당국의 거센 선전공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문부성은 현재 분교 졸업생들에게 국내 대학졸업을 한 것과 같은 자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대기업들은 미 대학 분교 졸업생들을 그들의 해외지사에 보내기 위해 점차로 많은 인원을 뽑아 왔다.
또 최근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회사원들까지 이들 미 대학 분교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인들의 점증하는 관심 속에 조지타운 대학은 동경비즈니스외국어 학교와 연합해 올 여름에 3주간의 단기 어학연수 과정을 개설키로 약속까지 했다.「미일무역확대 촉진위」의「무라모토」위원은 조만간 2∼3개의 분교가 더 설립될 것이라며 앞으로 미국 대학들의 일본진출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외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