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 "세계 1위보다 투어 우승이 중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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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보다 투어 대회 우승이 더 중요하다."

마이애미오픈 결승전에 오른 로저 페더러. [AP=연합뉴스]

마이애미오픈 결승전에 오른 로저 페더러. [AP=연합뉴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8·스위스)가 101번째 우승을 향해 1승만 남겨두고 있다.

페더러는 3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이애미오픈 단식 준결승전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20·캐나다·23위)를 세트 스코어 2-0(6-2, 6-4)로 이겼다. 페더러는 1일 오전 2시 존 이스너(34·미국·9위)와 결승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페더러가 이긴다면 투어 대회 단식 통산 101번째 우승을 하게 된다.

페더러는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됐다. 어느덧 30대 후반이다. 최근 몇 년 전부터 페더러의 은퇴설은 흘러나오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코트에서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참가하는 대회 수를 줄여 체력을 비축하고, 과감히 버릴 게임은 버리는 등 효율적인 전략으로 여전히 톱 랭킹에 머물고 있다.

페더러는 최장기간 세계랭킹 1위 기록(305주)을 세웠다. 하지만 그가 바라는 건 이제 세계 1위가 아니다. 페더러는 준결승전 승리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계 1위보다 대회 우승이 더 중요하다. 다시 세계 1위가 되기 위해서는 같은 해에 3번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일궈야 하는데 30대 후반인 나에게 이런 목표를 세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마이애미오픈 준결승전 승리 후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는 페더러. [AP=연합뉴스]

마이애미오픈 준결승전 승리 후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는 페더러. [AP=연합뉴스]

우승을 원하는 페더러는 '강서버' 이스너를 꺾어야 한다. 키 2m8㎝·몸무게 108㎏의 당당한 체격인 이스너는 광(光)서브로 유명한 선수다. 서브 최고 시속이 253㎞에 달한다. 페더러는 "강서브가 오면 느낌을 따라가서 움직이기도 하고, 실제로 공이 보여서 따라가기도 한다. 예측이 잘 맞는다고 해서 서브를 전부 잘 처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페더러는 "이스너는 매우 좋은 서브를 가졌기 때문에 그의 서브를 절대 쉽게 읽을 수 없다"면서 "나는 강서브를 인정한다. 25회 이상의 랠리 뒤에 점수를 따는 것보다 정확한 서브를 내리꽂아 상대가 '도대체 내가 뭘 할 수 있지. 할 수 있는게 없네'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것이 훨씬 재밌지 않은가"라며 웃었다. 페더러와 이스너의 상대 전적은, 페더러가 5승 2패로 우위에 있다. 지난 2015년 10월 마지막 대결에서는 이스너가 2-1로 이겼다.

마이애미=진슬기 통신원, 정리=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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