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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위협" 윤지오 숙소 출입문서 수상한 기름 흔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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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지오씨. [뉴스1]

배우 윤지오씨. [뉴스1]

고(故) 장자연씨가 생전 작성한 문건과 관련한 증언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윤지오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경찰로부터 제대로 된 신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윤씨의 거처를 옮기고 원인 분석 중이다.

30일 ‘증인 윤지오입니다’라는 청원 글을 통해 윤씨는 “신변 보호를 위해 경찰에서 지급한 위치추적 장치 겸 비상호출 스마트 워치가 작동되지 않았다. 신고 후 약 9시간 39분이 지났으나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며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깊은 절망과 실망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윤씨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55분 최초로 호출 버튼을 눌렀으며 이후 2차례 더 버튼을 눌렀으나 경찰로부터 연락이 오지 않았고, 출동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해당 청원글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스마트워치는 범죄 피해자와 증인의 신변 보호를 위해 지급하는 장치다. 비상 호출 버튼을 누르면 각 지방 경찰청 112상황실에 사건이 자동으로 접수되고, 실시간으로 위치 추적이 이루어진다. 피해자와 통화가 되지 않는 경우 ‘코드 제로’(가장 긴급한 상황)로 분류돼 일선 경찰서로 출동 명령이 떨어진다.

윤씨는 출동 버튼을 누른 이유로 벽과 화장실에서 기계음이 몇 차례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또 출입문 잠금장치가 갑자기 고장 났는데, 수리하고 보니 오일로 보이는 액체가 문틀 위부터 흘러내린 흔적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로그 기록을 확인해보니 오전 5시 54분과 55분, 1분 사이에 3번 만진 기록이 있다”며 “그러나 112 종합상황실에 접수 신고가 들어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스마트워치를 새것으로 교체하기 위해 윤씨를 만났는데 당시 시연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버튼을 1.5초 이상 길게 눌러야 SOS 접수가 된다”며 “제조업체와 통신사 등 기술팀 6명이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기계에 문제가 있다면 금방 원인이 나올 텐데 정확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 13일 “매일 홀로 짐을 싸고 몰래 거처를 이동했는데 오늘부터 여성가족부에서 지원한 숙소에서 머무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윤씨가 14일 신변 보호를 요청함에 따라 경찰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 동작경찰서에서 전문경찰관이 담당해 스마트워치 등 신변 보호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윤씨는 거처를 다른 곳으로 옮긴 상황이다. 환풍구 끈이 끊어져 있고, 출입문에 있는 액체 흔적 등 윤씨가 문제 제기한 부분에 관해서는 과학수사팀에서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출입문 안쪽에 기름 같은 액체라 흘러내린 흔적이 눈에 보인다”며 “정확한 성분 등은 현재 분석 중이고, 결과는 윤씨에게 개인적으로 통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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