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대통령 비하’ 교학사, 한국사 관련 사업 중단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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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교학사 홈페이지 캡처]

[사진 교학사 홈페이지 캡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사진을 한국사 교재에 사용해 물의를 일으킨 도서출판 교학사가 한국사 관련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29일 교학사는 홈페이지에 올린 2차 사과문에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고 노무현 대통령 유가족과 노무현 재단, 국민에게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출판 과정에서의 미흡한 점을 보완해 더욱 철저한 점검 체계를 갖춰나가는 동시에 한국사 관련 모든 사업을 일단 중단할 것으로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학사는 현재 자세한 경위 파악과 수험서 전량 회수, 파기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 중이며 해당 부서와 책임자에 대해서도 엄중한 문책과 1차 징계 조처를 내렸다고 전했다.

더불어 교학사는 “사건을 무마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쇄신의 기회로 삼아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모든 임직원은 각계에서 쏟아지는 공분과 질책에 대해서 어떠한 이의나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며 과오를 씻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교학사가 재차 사과문을 내고 한국사 관련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힌 것은 노 전 대통령 측의 무관용 강경 대응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앞서 지난 26일 노무현재단은 교학사를 상대로 유족 명의의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또한 재단과 시민이 참여하는 ‘명예보호 집단소송’을 별도로 추진하기로 하고, 조만간 홈페이지를 통해 소송인단을 모집할 예정이다.

교학사 한국사 교재에 올라온 노무현 전 대통령 합성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교학사 한국사 교재에 올라온 노무현 전 대통령 합성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편, 이번 사태는 교학사 ‘한국사 능력검정 고급 최신기본서’에 노 전 대통령 비하 사진이 게재된 페이지를 촬영한 사진이 지난 21일 인터넷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이 사진은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에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할 목적으로 실린 게시물이다. 2010년 방영된 TV 드라마 ‘추노’ 출연자 얼굴을 노 전 대통령의 얼굴로 바꿔 합성한 것이다. 교학사는 조선 후기 신분제의 동요와 향촌의 변화를 설명하는 부분에 이 사진을 넣고 ‘붙잡힌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힌 장면’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교학사 직원은 수년간 한국사 교재를 담당해온 역사팀 팀장이고 현재 대기 발령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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