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채 있는 임대가구 6.8%, 돈벌어 원금과 이자도 못 갚아

중앙일보

입력

신호순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금융안전 상황'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신호순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금융안전 상황'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금융 부채가 있는 부동산 임대가구의 빚이 비임대가구의 3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의 40%를 원리금 상환에 쓰고, 이들 중 6.8%는 돈을 벌어 빚 원금과 이자도 못 갚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간한 ‘금융시장 상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임대가구 328만 가구로 추산된다.

 2018년 가계금융ㆍ복지조사에서 임대보증금 부채 또는 임대소득이 있는 임대부동산(주택, 상가, 오피스) 보유가구를 토대로 산출한 것이다. 임대가구 비중은 전체 가구의 16.7%로 고소득계층과 60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높았다.

 분석에 따르면 임대가구 금융부채는 372조4000억원으로,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당 평균 1억9000만원의 빚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임대가구(7000만원)의 3배에 육박한다.

 임대부동산 유형별로 금융부채가 있는 임대가구당 평균 부채는 동시임대(2억5000만원), 비주택(2억4000만원) 가구에서 큰 편이었다. 1주택은 1억6000만원, 다주택은 1억3000만원이다.

한국은행은 28일 발간한 금융안정상황 자료를 보면 금융 부채가 있는 임대가구는 가구당 빚이 평균 1억9천만원에 달하고, 벌이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쓰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28일 발간한 금융안정상황 자료를 보면 금융 부채가 있는 임대가구는 가구당 빚이 평균 1억9천만원에 달하고, 벌이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쓰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

 임대가구 중 금융부채가 있는 경우는 전체의 59.5%(195만1000가구)로 비임대가구(57.1%) 보다 약간 높다. 부동산 임대 자영업자의 개인사업자 대출까지 포함한 것이다.

 임대가구는 부채 구조가 취약하고 재무건전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만기 1년 이내 단기(26.9%)와 일시상환방식(35.3%) 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임대가구는 단기(20.6%)와 일시상환방식(26.7%) 비중이 임대가구보다는 낮았다.

 임대가구의 지난해 DSR(소득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은 40.8%다. 연 소득의 40% 이상을 빚 원금과 이자를 갚는데 쓴 것이다. 부채도 금융자산보다 많았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06.0%였다

 빚이 많다보니 유동성 측면에서도 불안했다. 임대가구의 6.8%(약 13만2000가구)는 원리금 상환액이 연간 처분 가능소득보다 많고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보다 적었다. 다만 실물자산까지 포함하면 상황은 달라졌다. 총자산대비 총부채 비율이 100%를 넘는 가구는 1.0%에 불과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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