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군단' 너마저 …'유로 2006'된 월드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우리가 이겼다. 결승골을 넣은 앙리(上) 등 프랑스 선수들이 거함 브라질을 꺾은 뒤 환호하고 있다(사진 위). 잉글랜드와의 승부차기에서 호날두의 슛이 성공, 3-1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포르투갈 선수들이 기쁨에 겨워 뛰쳐나오고 있다. [프랑크푸르트.겔젠키르헨 로이터=연합뉴스]

결국, 유럽팀만 남았다. 2006 독일 월드컵은 개최국 독일과 이탈리아, 프랑스와 포르투갈의 4강 대결로 압축됐다. 유럽팀의 우승이 확실해진 가운데 누가 과연 월드컵에 키스할지 세계의 이목이 독일로 집중되고 있다. ‘늙은 수탉’ 프랑스는 2일(한국시간)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8강전에서 남미 축구의 마지막 자존심 브라질을 1-0으로 제압했다. 독일 월드컵 최대의 이변으로 꼽힐 만한 사건이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지네딘 지단과 간판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가 후반 12분 결승골을 합작했다. 프리킥 기회에서 지단이 차올린 공을 앙리가 오른발 발리슛으로 강하게 차넣어 그물을 흔들었다. 브라질은 한.일 월드컵 이후 이어오던 월드컵 11연승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8년 전 프랑스 월드컵 결승에서 0-3으로 패한 설욕을 하는 데도 실패했다.

같은 날 겔젠키르헨에서 열린 8강전에서 포르투갈은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승부차기에서 3-1로 꺾었다. 포르투갈은 에우제비오를 앞세우며 돌풍을 일으켰던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40년 만에 4강에 오르는 기쁨을 만끽했다.

전날 벌어진 8강전에서 개최국 독일은 아르헨티나와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 통산 네 번째 우승을 향해 순항했고 이탈리아는 돌풍의 팀 우크라이나를 3-0으로 제압했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5일 도르트문트 베스트팔렌 스타디움에서, 프랑스와 포르투갈은 뮌헨 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 진출을 다툰다.

유럽 4개 팀이 남은 4강전에서 가장 유리한 팀은 개최국 독일이지만 가장 주목해야 할 팀은 이탈리아다. 이탈리아와 독일은 나란히 월드컵 3회 우승 팀이다. 이탈리아는 독일과의 역대 전적에서 13승8무7패로 앞서 있고, 더구나 월드컵 무대에서는 2승2무(7득점.4실점)로 독일에 져 본 일이 없다.

유럽만의 4강전은 34년 이탈리아(이탈리아.오스트리아.체코.독일), 66년 잉글랜드(잉글랜드.포르투갈.서독.소련), 82년 스페인(이탈리아.서독.프랑스.폴란드)에 이어 네 번째다. 이탈리아는 이 중 두 차례 4강에 들었고 그때마다 우승했다.

이탈리아는 자국에서 열린 34년 대회 준결승전에서 오스트리아를 1-0으로 누르고 결승에 오른 뒤 결승에서 체코슬로바키아를 2-1로 꺾고 처음으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82년 대회에서는 파올로 로시가 맹활약해 준결승전에서 폴란드를 2-0으로, 결승에서 서독을 3-1로 누르고 우승했다. 이번에는 프란체스코 토티가 리더다.

겔젠키르헨=최원창 JES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