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하반기 한국경제, 4대 변수 짚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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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재정경제부와 한국개발연구원.산업연구원 등은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5%대 후반)보다 낮은 4% 중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해 전체로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5%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고유가가 지속되는데다 인플레 압력에 따른 국제적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성장의 버팀목이던 수출의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도 급격히 줄고 있다. 1~6월 수출은 지난해보다 13.9%가 늘었지만 무역수지 흑자는 72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49억9000만 달러나 줄었다.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 전망을 당초(150억 달러 안팎)보다 크게 줄인 30억~50억 달러로 낮췄다.

금리.환율.주가.유가 등 주요 가격 변수를 통해 하반기 경제 흐름을 짚어본다.

?금리 더 오른다=시중금리는 상승 기조로 접어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물가상승 압력이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시중에 넘치는 유동성이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맞물려 물가를 자극하면서 선제적 금리 인상이 필요하게 됐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유가 상승과 내수 확대에 따라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연말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하준경 연구위원은 "하반기에 0.25%포인트씩 콜금리가 두 차례 오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한국씨티그룹 오석태 경제분석가는 "전반적인 소비심리 둔화로 한은이 콜금리를 많이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내놨다.

?환율 더 아래로=하반기 환율 하락(원화 강세)은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건은 얼마나 내려가는지로 압축된다. 골드먼삭스처럼 달러당 900원대를 점치는 곳도 있지만, 국제 투자은행들의 평균적인 전망은 940원대 안팎이다. 이는 연구기관들의 연초 전망치(1000~1010원)보다는 낮지만, 900선 붕괴까지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본부장은 "경상수지 흑자가 축소되고 경기가 둔화될 경우 환율은 되레 상승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 김용준 박사는 "수급 면에서 일방적인 달러 공급이 줄어들면서 원화 가치가 더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17차례 연속 이어진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된다면 국제시장에서 달러 약세가 심화하면서 외환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가는 반등 모색=세계 증시를 옥죄었던 미국발 경제불안은 6월 29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개최 이후 진정되는 분위기다. 이날 추가 금리 인상이 중단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전 세계 증시가 일제히 큰 폭으로 반등했다.

장세를 낙관하는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가 3분기를 바닥 삼아 다시 상승세로 반전해 1차로는 1350선, 연말까지는 1400~1500선 도달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선행지수가 내년 1분기쯤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돼 경기를 앞서 반영하는 주가는 요즘이 바닥세"라며 "3분기 중반 이후 다시 상승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장애물도 적지 않다. 미국 부동산 버블 우려가 완전히 걷히지 않은데다 중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 등이 여전히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가는 강세 이어가=하반기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상반기보다 배럴당 평균 3~4달러 상승한 65달러 안팎의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란 핵문제와 관련, 8월 말 서방 중재안에 대한 이란의 공식 답변이 향후 유가의 변동폭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관 합동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는 "수급에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이란 핵문제와 관련한 움직임이 하반기 유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올해 미국에서 허리케인이 과거보다 강력하고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는 예보도 유가 불안의 한 요인이다. 이런 불안요인들이 현실화할 경우 국제유가는 65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부문

◆도움말 주신 분=국제금융센터 김용준 박사, 한국금융연구원 하준경 박사, 한화증권 최석원 채권전략팀장, 한국씨티그룹 오석태 경제분석가,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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