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70대 노인, 이유없이 맞고 있는데…촬영만 한 승객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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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지하철에서 일어난 70대 노인 무차별 폭행 사건. 주변 사람들은 남성을 말리지 않고 영상을 찍기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BKLYNRELL1트위터 영상캡처]

뉴욕의 지하철에서 일어난 70대 노인 무차별 폭행 사건. 주변 사람들은 남성을 말리지 않고 영상을 찍기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BKLYNRELL1트위터 영상캡처]

미국 뉴욕의 지하철 안에서 무차별 폭행이 일어나 논란이 일고 있다.

미 CBS 등 현지 매체는 22일(현지시간) 경찰이 지난 10일 뉴욕 지하철 내에서 일어난 노인 무차별 폭행 사건의 가해자인 흑인 남성을 쫓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10일 뉴욕 지하철 열차 내에서 한 70대 할머니를 발로 차는 등의 폭행을 저질렀다.

영상을 보면 남성은 할머니의 얼굴과 배를 발로 수차례 때린 뒤 “누구한테 지껄인 거야”라고 소리를 지른다. 주변에 한 여성이 이 남성을 불러세웠지만, 그는 소리를 친 뒤에 열차에서 하차했다. 힘없이 맞기만 한 할머니는 맞은 곳을 어루만지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매체들은 당시 주변에 있던 사람 누구도 할머니를 도와주거나 남성을 말리지 않았고 경찰에도 신고하지 않았다. 폭행당한 할머니는 열차 마지막 역인 241스트리트에 내린 후에야 구조대원들에게 응급처치를 받았다. 할머니는 얼굴 등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뉴욕 경찰은 동영상에 찍힌 남성의 인상착의를 토대로 이 남성을 키 180cm에 몸무게 80kg의 40대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추정했다. 뉴욕 경찰 수사국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폭행 사건을 공개적으로 알린 뒤 이 남성을 아는 사람은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사건은 트위터를 통해 당시 상황이 찍힌 영상이 급속히 하며 미국 네티즌 사이에 알려졌다. 할머니를 향해 무차별 폭행을 가한 남성에 대한 비난과 함께 할머니를 돕거나 남성을 말리지 않은 주변 사람에 대한 분노도 함께 쏟아지고 있다. 동시에 할머니를 돕고 싶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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