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승차 거부 당한 여성…"짙은 화장 때문에?"

중앙일보

입력

타인에게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짙은 화장을 한 여성의 승차를 거부한 광저우 지하철 당국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유튜브 캡처]

타인에게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짙은 화장을 한 여성의 승차를 거부한 광저우 지하철 당국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유튜브 캡처]

중국에서 화장이 진하다며 지하철 탑승을 금지당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최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의 한 지하철역에서 한 승무원이 화장을 진하게 한 대학생의 승차를 저지하고, 화장을 지우고 탑승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학생은 검은색 긴 드레스를 입고, 붉은 립스틱, 자주색 아이 셰도우를 바른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여성이 자신의 웨이보(중국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 따르면 그가 지하철에 탑승하려 하자 지하철 승무원이 "타인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다"며 "화장이 소름끼친다. 지우지 않을 경우, 탑승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성이 이를 무시하고 탑승하자 승무원들이 몰려와 자신을 강제로 지하철에서 끌어 내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화장도 마음대로 못하냐"며 지하철 당국을 비판하고 있으며, 다른 누리꾼들은 고트식 화장(흰색과 검은색을 이용한 화장법)을 한 얼굴을 SNS에 올리며 지지를 표하고 있다.

사건이 확산하자 광저우 지하철 당국은 공개 사과문을 통해 "승객에게 불편을 드린 점을 사과하지만 타인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복장이나 화장은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4년 전에도 광저우 지하철은 할로윈 복장을 입은 승객의 지하철 탑승을 저지해 한 차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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